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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9.미운 오리새끼 키워낸 ‘제자훈련’
[[제1396호]  2014년 1월  4일]

장애가 있는 어머니, 술 취하면 잠도 안 재우고 학교도 안 보내는 아버지 밑에서 꿈도 미래도 없이 울고 있던 중3 딸 ‘양은영’에게 어느날 밤 목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일이 추수감사 주일인데 어서 와서 교회 장식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그날 은영이는 밤새 종이를 오려 붙였다. 목사 부부와 함께 콧등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도록 가위질, 풀칠을 하며 장식을 도왔다. 은영이와 ‘꿈이 있는 교회’ 반기성 목사 부부는 지금도 십여 년 전의 그날을 기억하고 있다. 어두컴컴한 복지관 지하방에 한 청년 목사가 교회를 개척했다. 제대로 된 간판도, 반듯한 건물도, 어른 교인 하나도 없는 그 교회에 결손가정 아이들만 와글와글 모여들기 시작했다. 매주 벌이는 떡볶이 잔치는 전도(傳道)프로그램이 되었고, 소그룹으로 모여 벌리는 연극, 찬양, 특송 등의 활동은 주일예배 순서가 되어 갔다. 밤새 통곡하며 한(恨)을 쏟아 놓는 기도회 때문에 경찰도 여러 번 출동했다. 명절 때면 모두 교회에 모여 만두를 빚는 통에 건물 전체가 난장판이 되기 일쑤였다. 이런저런 말썽이 생기자 급기야 이 작은 교회는 건물에서 쫓겨났다.

반 목사는 이에 굴하지 않고 ‘개미군단’ 아이들을 이끌고 허름한 고구마 창고를 빌려 교회 예배당으로 꾸몄다. 그리고 오갈 데 없고 마음 둘 곳 없는 아이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먹고 놀고 뒹구는 ‘제자훈련 목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어른 없는 교회’의 설움도 많이 겪었다. 툭하면 “그게 교회냐?”, “아이들만 데리고 무슨 목회를 하냐?”라는 조소(嘲笑)에 마음이 무너져야 했고, 헌금도 사례비도 없기 때문에 사모가 벌어다 주는 적은 수입으로 ‘놀고 먹는’ 목회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도 갑갑했다. 그렇지만 그는 모여드는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 아이들의 설움과 고통과 아픔은 곧 그의 어린 시절의 설움과 고통과 아픔 그대로였다. 그 아이들의 절망도 과거 그가 감내했던 절망 그대로였다. 그래서 그는 그 아이들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 주고 싶었다. 그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기도였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바뀌면서 아이들은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었고 지금은 ‘꿈이 있는 교회’의 듬직한 기둥이자 담임 목사의 든든한 동역자가 되어 있다. 교회 1세대(世代) 성도들의 활발한 사역 덕분에 현재 어른 출석교인 400여 명의 건강하고 탄탄한 교회로 성장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더딘 목회를 묵묵히 감당해 온 열매이며 큰 축복이었다. 오늘의 성취는 그의 목회 철학을 열납(悅納)하신 하나님의 섭리였다.

결국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 것은, 교인 수도 건물도, 그럴듯한 목회 전략이 아니라한 영혼, 한영혼을 붙들고 씨름하는 ‘한 사람 철학을 하나님이 열납하시는 기도의 열매였다. ‘제자훈련’의 달인(達人)인 반 목사가 결손가정 청소년들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키워낸 성공담은 한국교회에 대한 비관론과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 많은 동역자와 성도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어 간다. 개척과 제자훈련에 대해 서먹했던 목회자와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들에게 큰 도움과 용기가 될 것이다. 참으로 진정한 자기고백이며 사역자의 뜨거운 눈물이고 주의 종을 위로하시는 주님의 은혜의 손길임에 틀림없다.

한 ‘무리’를 바라보지 않고 한 ‘영혼’을 바라보는 제자훈련 철학이 열악한 상황에서 어떻게 뿌리내리고 열매를 맺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며 큰 열매를 입증한 것이다. 제자훈련의 야성적인 힘이 패배주의에 빠진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을 되리라고 확신한다. 2006년에는 ‘제자훈련 모델교회’로 선정되어 사랑의 교회 옥한음 목사로부터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반 목사는 “제가 아이들을 돌본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아이들이 제게 한 영혼, 한 영혼을 붙들고 보살피는 헌신을 가르쳤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했다. “쓸모없는 아이는 없습니다. 사랑받지 못한 아이가 있을 뿐이지요.” 그의 겸손한 독백(獨白)이다.

 

정 원 채 장로<복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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