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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올림픽 실사단의 뜨거운 눈물
[[제1406호]  2014년 3월  29일]

2011년 2월 16일, 석창우 화백은 ‘국제올림픽위원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실사단(實査團)’ 앞에서 김연아의 역동적인 회전(回轉)과 연속동작을 서예크로키로 그리고 있었다. 두 팔이 없는 그는 붓을 고정한 후크 갈고리를 한 어깨에 메고, 큼직한 붓에 검은 먹물을 듬뿍 찍어 길이 5m, 폭 2m의 큰 화선지 위에 순식간에 그려냈다. 손과 팔로도 불가능할 만큼 역동적(力動的)이었다. 큰 붓에 먹물을 찍어 그리는 서예(書藝)크로키다.

‘크로키’는 대상의 특징을 잡아 순식간에 그려내는 장르다. 국제올림픽 금메달 선수인 김연아의 놀라운 연기와 두 팔이 없는 화백의 초인적인 그림 솜씨를 보고 있던 실사단원들을 비롯한 많은 군중들은 이 두 사람의 묘기와 정신자세에 할 말을 잃었다. 유럽 출신으로 보이는 한 장애인 실사위원은 휠체어에 앉은 채 어깨를 들먹이며 울고 있었다. 하나님의 특별하신 섭리와 감격과 연민의 정을 주체할 수 없는 현장이었다. 장애와 기능이 묘하게 융합된 석 화백의 이 작품은 다른 작품과 함께 지금 IOC사무실에 걸려 있다. 그는 30년 전인 1984년 10월 구로공단 전기실에서 2만여 볼트 고압선에 감전되어 두 팔과 발가락 두 개를 잃었다. 전류가 흐른 오른쪽 팔은 아예 타버렸다. 1955년생이니 30년 동안 일거수일투족을 부인에 기대 살아왔다. 1988년 다섯 살짜리 아들의 그림을 그려 주기 위해 그의 의수(義手) 어깨에 붓을 잡기 편하도록 각도를 고정시켰고 이 작업이 서예크로키의 출발이 되었다. 결국 오늘의 그의 존재는 하나님의 크신 섭리였다. 그는 정상적인 삶을 위해 재활을 시작했지만, 재활을 통해 그림을 배우게 되었으며, 거기서 자신의 진정한 목표를 발견했다. 그래서 삶을 위해 새로운 팔을 재활하는 대신 남아 있는 몸뚱이 전체를 재활해 전혀 새로운 삶을 선택했다. 그는 보통 사람이기를 거부하고 그림쟁이라는 인종으로 환생했다. 그는 할 수 있는게 전혀 없었던 상황에서 그림 그리기라는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기 때문에 나날이 기쁘고 감사할 뿐이다. 그는 지금 국내외를 막론한 개인전과 단체전시에 선두주자로 활동할 뿐만 아니라 예능, 다큐멘터리, 교양 등 다양한 방송활동도 한다. 칠전팔기의 험준한 인생을 극복하며 오늘에 이른 것은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할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사람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막 9:23)는 한 말씀 붙들고 기도하면서오늘에 이르렀다. ‘기독교인들은 저마다 달란트(타고난 자질)가 있는데 그것을 실행하지 않고 낙심할 때가 많다. 하나님은 내 달란트를 사용하게 하시려고 내 팔을 가져가셨다’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믿는 자의 여유가 한껏 느껴진다. 본인이 다친 이유가 하나님이 그에게 새로운 길을 찾아주시려고 하신 섭리임을 깨달으면서 그의 미래를 그분에게 맡겼다. 그는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면서, 남들이 상상도 못하는 자산만의 기능을 개척했다. 그는 20여년의 작가의 소명을 감당하면서 모든 작품마다 성경 구절을 소개한다. ‘서예크로키’라는 독창적인 화풍(畵風)을 개척한 중견화가가 되었다. 사람들은 계획을 많이 세우지만 계획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다.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프로그램에 동참하기만 하면 된다. 그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 ‘서예 크로기’의 대부다. 이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이며 신앙인의 표본이기도 하다.

 

정 원 채 장로<복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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