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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절대 물러설 수 없다”
[[제1423호]  2014년 8월  2일]

“절대 물러설 수 없다. 물러설 곳도 없다. 물러서서도 안 된다. 낙동강 방어선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 1인치라도 적에게 내주는 자가 있다면 그는 수천 명 전우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 탈출구가 있다고 기대하지마라! 사수(死守)하느냐 죽느냐(Stand or Die) 그것뿐이다.” 윌튼 워커 중장의 눈빛은 단호했다. “죽어도 함께 죽는다. 내가 죽더라도 한국은 꼭 지킨다.” 워커 중장의 호령이 터질 때마다 “우리는 이길 것이다!” 라며 장병들의 함성이 터졌다. 서 있기만 해도 등골에 땀이 흐르던 1950년 8월 대구, 미 8군사령부가 차려진 그 곳에서 작고 단단한 체구의 한 사내의 사자후(獅子吼)였다. 일단 적을 잡으면 숨통을 물고 절대 놓지 않는다는 ‘불독’ 처럼 저돌적이어서 ‘불독’이라는 별명이 붙어 다니는 워커 중장이었다.

6.25가 시작된 그 해 여름 초대 미 8군 사령관으로 한국에 부임한 그의 급선무는 흐트러진 군의 사기를 바로잡는 것이었다. 북한군의 남침(南侵) 한 달여 만에 낙동강은 피로 물들었고 부산을 제외한 상당 부분이 적에 점령당했던 때였다. 화약 냄새와 시체 썩는 냄새는 어디를 가도 진동했고 장병들의 사기는 바닥을 쳤다. 지옥도 그런 참담한 지옥은 없었다. 1.2차 세계대전을 지휘하며 각종 공훈을 세워 별 3개를 단 ‘불독’ 워커는 한국에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8,9월 두 달 만에 왜관, 영천, 포항 일대를 잇는 낙동강 전선(일명, 워커라인)을 성공적으로 사수하며 전세를 만회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격렬한 전선은 워커의 지휘 아래 참전용사와 학도병, 유엔군이 하나가 되어, 9월 15일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바탕이 되었다. 그러나 워커의 한국 생활은 너무도 짧게, 그것도 비극적으로 막을 내렸다. 그해 12월 23일 의정부 24사단과 27여단 사병들에게 표창이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고 서울을 떠났다. 그런 도중 그의 지프가 마주 오던 한국군 트럭과 충돌했고 그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표창 대상자 가운데는 6.25에 참전한 또 하나의 ‘워커’, 그 장군의 외아들, ‘샘 워커’대위도 있었다. 북진(北進) 때 최전선 전투에서 전공을 세웠었다. 사망한 뒤 4성 장군으로 추서된 윌튼 워커 장군의 명성은 아들 샘을 통해 이어졌다. 아들 샘 워커는 6.25전쟁에 이어 베트남전에도 참전하는 등 32년간 군에 복무하면서 은성훈장, 수훈비행장 등 훈장을 받았고 52세에 미 육군 최연소 4성 장군에 올랐다. 미군 역사상 부자(父子) 4성 장군은 처음이었다. 워커 가문의 참전역사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고 윌튼 워커 장군의 손자, 샘 워커 장군의 두 아들 윌튼 워커 2세 예비역 대령과 샘 워커 2세 예비역 중령은 수십 년간 직업군인으로 복무하면서 걸프전 등 숱한 전장(戰場)을 누볐다. ‘군인 외에는 다른 건 생각해 본 적도 없다’는 손자들이 2013년 10월 한국을 찾았다. 65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국방부가 주최한 ‘제1회 백선엽 한·미 동맹상’ 수상자로 선정된 윌튼 워커 장군의 대리 수상자 자격이었다. 주한 미군의 휴양시설 용도로 1963년 완공된 이 호텔은 ‘한국을 구(救)했다’고 칭송받는 워커 장군의 이름을 따 ‘워커힐(워커의 언덕)’로 불리게 되었다. 이 위대한 가문을 축복하신 하나님의 귀하신 섭리였다. 워커 가문은 참으로 충직한 그리스도의 가문이었다. 그리고 ‘한국사랑의 갸륵한 선두주자’임에 틀림없다. 할렐루야!

 

정 원 채 장로<복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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