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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고난이 바로 은혜의 출발이다
[[제1425호]  2014년 8월  23일]

50대 후반인 어느 교회 김 집사가 3년 전 당뇨합병증으로 시력(視力)을 잃었다. 눈을 감으면 한계가 없다는 말처럼, 육신의 눈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게 더 많아졌다는 그가 3개월 전부터는 급성 신부전증으로 이틀에 한 번씩 투석까지 하고 있다. 그의 일상생활은 앞을 못 보는 자신의 입장에서 시작된다.

그럴 때마다 정상인에 비하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는 하나님의 이끌어 주시는 은혜로 겨우 살아가고 있다. 그는 제대로 살기 위해 철야 기도할 때마다 심령속에 박힌 사탄의 쇠못을 뽑아내고 그 자리에 확신의 꽃을 심는 의지로 기도하고 있다. 완강했던 육신의 저항을 내려놓고 나니 어둠속에 자리 잡던 ‘자살’이라는 단어가 ‘살자’로 바뀌는 건 한순간의 일이었다. 예전에 익히 알던 찬송가 노랫말도 이젠 눈물이 앞을 가리는 새 노래로 바뀌었고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던 감각들도 이젠 마음속에 새겨지는 하나의 그림이 되었다. 하나를 거둬 가신 하나님은 그보다 더 귀한 것을 주셨다고, 그는 감은 눈 속에서 새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며 밝고 유쾌한 나날을 가꾸게 하셨다. 시력을 잃고 가장 힘든 게 뭐냐고 물을 때마다 밥 먹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눈앞에 반찬이 놓여 있어도 한 치 앞을 볼 수 없으니, 그래서 비빔밥으로 먹는 날이 많탄다. 그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그동안 얼마나 큰 은총 속에 살아왔는지, 뜨거운 감사와 기도와 열렬한 찬송으로 그리고 눈물의 간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그의 매일매일 고맙다는 말과 몸짓에서 깊이 배어든 감사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낮은 마음이랄까 아니면 가나한 마음이랄까. ‘복음은 가난을 배우는 것’이라고 누가 말했듯이, 소유(所有)가 나를 지배할 때는 결코 알 수 없었던 하늘의 마음이 필요 없는 가르침으로 그에게 와 닿았다고 했다.

어느 날, 친지들과 식사를 하면서 그의 숟가락에 반찬을 올려줄 때마다 매번 고맙다는 말과 몸짓에서 깊이 배어든 감사의 마음을 느끼기도 했다. 그의 낮은 마음 아니면 가난한 마음이랄까, 소유가 나를 지배할 때는 결코 알 수 없었던 하늘의 마음이, 말이 필요 없는 가르침이 그에게 와 닿았다고 간증했다. 남편도 모를, 아니 남편에게는 차마 말할 수 없었던 고민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홀로 감당해야 했을 아픔과 서러움들, 어제는 저런 일로, 오늘은 이런 일로, 내일은 또, 하루하루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하며 말로는 다 못할 고통, 아내로서, 엄마로서, 한 여자로서 그 짐들이 얼마나 버거웠을까 상상도 못할 고통의 연속이었다. 고통으로 기쁨의 크기를 잰다는 말이 있듯, 그 기쁨을 충분히 누릴 날이 속히 오기를 마음으로 기원할 뿐이다. 지금 여기가 시온성이 될 수 있는 것은 감사의 분량에 달려있다고, 그리고 상처는 영혼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물감이라고, 그리고 우리 앞에 당한 고난과 시련은 분명 하늘 문이 열리는 또 다른 은총이라고 믿고 싶은 것이다. 기도는 현실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을 바꾼다고 한다. 김 집사를 통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세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기도하지 않겠는가? 정성을 다하는 것이 곧 ‘하늘 길’이라고 했다. 남편에게는 차마 말할 수 없었던 고민이었다. 창조주 하나님의 크신 섭리와 사랑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정 원 채 장로<복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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