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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대통령과 국회와의 힘겨루기 ②
[[제1479호]  2015년 10월  31일]

1960년 4.19 이후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으나 10개월 만에 5.16 군사정변으로 그 정권은 붕괴되고 만다. 그리고 1948년에서 1960년까지 계속되었던 국회와 현직 대통령과의 장기집권을 위한 헌법 개정을 둘러싼 여·야 간의 갈등은 그 이후에도 계속된다. 이번에는 2년간의 군사통치를 끝내고 1963년 민간인으로 출마해서 당선한 박정희 대통령에게 집권 8년이 가까워지면서 ‘딱 한번만 더’ 4년의 임기를 허용하는 3선 개헌안을 1971년에 국회의사당이 아닌 국회별관에서 여당의원만으로 통과시키는 변칙이 발생한다. 그리고 바로 그 이듬해인 1972년에 박 정권은 이른바 유신헌법을 선포하게 된다.

이처럼 박정희 대통령이 집권한 18년간 국회에서 여당은 집권 연장을 위해서, 야당은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서 투쟁을 계속하게 된다. 이러한 극한적 원내투쟁이 정확히 어떻게 해서 시작되었으며 또 그것이 역대 국회의원들의 의식과 행태에 얼마나 깊이 각인되었는지는 앞으로 좀 더 체계적이고 실증적 연구가 있어야 하겠으나 여기서는 우선 우리 국회가 건국 이래 이처럼 지속적으로 국회와 대통령 간의 갈등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간략하게나마 살펴보기로 한다. 여기에는 적어도 세 가지의 원인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첫째, 행정부를 견제하라는 헌법에 명시된 국회의 기능에 대한 여·야 간의 견해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다. 그것은 한 마디로 말해서 우리나라에서는 강력한 대통령의 리더십을 선호하는 세력과 그와 반대로 활발한 의회민주주의를 선호하는 세력 간에 아직 그 이념적 논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행정주도국가다. 특히 1910년에서 1945년까지의 일제강점기는 시민대표성이 전적으로 배제된 직업 관료에 의한 강력한 식민지 행정만 존재했으며 정책결정과정에 주민의 참여와 협의(deliberations)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 위에다 불행하게도 그때 배운 행정이 오늘날 우리 행정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국회는 행정부를 지원하는 역할이 견제하는 역할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둘째는 우리 국회가 타협과 협상 정신이 미숙하고 동시에 여·야 간의 협상력이 별로 발달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다. 이것은 우리의 정치문화의 한 단면, 즉 역사적 유산이기도 한 ‘협상이나 타협’을 마치 원칙을 저버리는 ‘선비답지 않은 행동’ 쯤으로 간주하는 유교문화의 전통 때문은 아닌지…. 어쨌든 국회는 의사를 결정해야 하고 그러려면 여야는 협상을 통한 타협이 불가피한데 그러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셋째, 전반적으로 두 기관의 관계에 있어서 행정부 우위의 편향된 전통 때문이라고 하겠다. 행정부가 국회를 경시하는 태도는 아마도 건국 초기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오랜 해외 체류로 인하여 국내 기반이 취약하여 건국 이후 신생대한민국의 행정부의 주요 직위에 위계질서가 확실하고 상명하복에 숙달된 구조선총독부 관리를 선호했던 것도 그러한 태도를 증폭시키는 데 공헌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런 태도에 부채질을 하게 된 것은 의회주의자 보다는 주로 일제시대 조선총독부에서 주민대표로 구성된 의회 없이 행정에만 숙달된 식민지 관료 출신과 건국 이후 그들을 통해서 행정을 배운 관료 출신들이 점진적으로 내각의 다수를 차지하면서 더욱 심해졌다고 볼 수 있다.

행정관료 출신에 의한 내각점유율은 다른 나라에서는 별로 찾아 볼 수 없는 현상으로서 그들은 국회를 마치 거추장스러운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 않나 생각하게 만든다.

조창현 장로 <(사)정부혁신연구원 이사장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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