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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아마추어와 프로의 사랑
[[제1505호]  2016년 5월  21일]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무엇일까? 실력이나 전문성도 있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된 내공이다. 아마추어는 작은 어려움에 부딪치면 쉽게 포기해 버리지만 프로에게는 목숨 걸로 끝까지 밀고 나가는 근성이 있다.

사랑에도 아마추어와 프로가 있다. 아마추어 사랑은 처음엔 활활 불타오르지만 사랑의 호르몬이 소진되고 나면 금방 그 빛을 잃는다. 사랑의 마법에서 깨어나 냉정한 현실에 눈 뜨는 순간 아침 안개처럼 스러져 버린다. 한낮의 태양빛에 드러난 상대의 단점을 수용하지 못하고 작은 변화에도 싫증을 낸다. 마침내 조그마한 갈등에도 사랑을 포기하고 돌아선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엄숙하게 결혼서약을 해 놓고도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갈라서는 부부는 사랑의 아마추어들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네가 틀렸고 내가 맞다”를 주장하다가 “우리 부부는 맞는 게 없어!”를 외치며 등 돌리는 부부들 말이다.

프로의 사랑은 다르다. 연애 시절의 에로틱한 사랑이 끝나는 순간부터 진정한 사랑의 내공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프로들은 ‘에로스 사랑은 애로 사항이 많은 사랑’이라는 것을 안다. 사랑은 감정이나 느낌에 따라 Up & Down 된다. 그런데 감정이나 느낌은 하루에도 열두번씩 변한다. 아마추어는 감정이나 느낌에 따라 사랑하게 되므로 수시로 변하게 된다. 미움과 사랑이 교차되며 좋았다가도 갑자기 원수가 된다. 그러나 프로는 다르다. 프로의 사랑은 무조건적이다. 내 기준이 충족될 때만 베푸는 이기적인 사랑이 아니다. 잘나가던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고 아름다운 아내가 뚱보로 변했다 해서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지만 프로의 사랑은 단단한 반석과 같아서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아마추어는 자기 방식대로 사랑하다 실패하지만 프로는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할 줄 안다. 비록 아내의 허리가 36인치일지라도 그 허리를 껴안고 전문가답게 사랑의 스텝을 밟는다.

이미 결혼한 부부들은 모두 사랑에 있어 프로가 되어야 한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사랑에 프로가 되겠다는 것이다. 결혼 생활은 아무 대가 없이 무한한 행복이 예정되어 있는 낙원이 아니다. 결혼은 뼈를 깎는 고행의 길이 될 수도 있다. 죽도록 밉다가도 자고나면 좋아지는게 부부다. 그래서 동거동락은 공고동락이 되는 것이다.

결혼이라는 긴 여행길에 나서기 전에 자동차의 기름 탱크부터 가득히 채워야한다. 기름 탱크의 막대가 F 쪽에 있으면 든든하지만 E 쪽에 있으면 불안하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을 함께 가야 할 부부는 두 사람의 가슴 속에 먼저 사랑과 신뢰라는 기름부터 가득 채워야 한다. 그러고 나서 출발하자.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가? 인생을 새로 시작하려는 데 늦은 때란 없다. 신발 끈을 다시 고쳐 매고 허리띠도 단단히 매고 재출발하자. 배우자가 웬수같은가? 인생의 황혼 길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 불쌍하다는 것은 짝궁이 없다는(不双) 것이다. 배우자가 있는 것만도 감사하자. 5월의 신부가 눈 부시도록 아름다운 이 계절 프로답게 사랑하고 프로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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