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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인사청문회 이대로 좋은가? ②
[[제1559호]  2017년 7월  29일]


세 번째는 이렇게 해서 적소에 적자를 찾으면 그 다음으로 후보자들의 신상에 대한 검증에 들어간다. 이 일은 국회의원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분야의 정부 전문기관(예컨대, 세금 관계는 국세청, 법률위반은 FBI ) 전문직 공무원들이 맡아서 한다. 이러한 일은 그들이 그간 수십 년간 해온 터라 그들 업무의 전문성 및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 등이 이미 잘 성립되었기 때문에 그들이 검증한 결과는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신뢰하는 전통이다.

네 번째로 대통령은 이러한 검증이 끝난 인재 가운데서 공석 중인 특정 정무직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지명하여 상원에 넘기면 상원은 그 직위가 속한 행정 부처를 관할하는 해당 상임위원회에 배정한다. 이때부터 후보자는 상원의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실시하는 인사청문회(주로 정책검증)에 들어간다. 청문회는 우리처럼 총리는 이틀간, 장관급은 1일이라는 등 한계가 없이 청문위원(해당 분과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의심이 해소될 때까지 며칠이고 계속된다. 여기에서 특기할 일은 어떤 경우에는 상원이 청문회 자체를 그 회기가 끝날 때까지 소집하지 않아서 대통령의 지명이 무산되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미국의 대법원 대법관의 인준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해서 더욱 그러하다. 그것은 미국의 대법원이 전통적으로 판결을 통해서 입법 과정보다도 때로는 훨씬 많은 미국의 가치, 전통, 정의 등 미국 사회의 규범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우리의 인사 청문회로 돌아가서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보자. 무엇보다 위에서 말한 인사 검증의 원칙을 지금처럼 총론적으로만 내놓지 말고 이 5대 원칙의 가치와 정신을 살리면서도 구체적으로 실행 가능한 각론을 여야가 협상을 통해 매뉴얼화해야 한다. 이 말은 전형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어떤 행위는 가하고 어떤 행위는 불가한지의 한계를 분명히 명시하는 작업을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 사안의 경중,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 정도, 위법의 동기 또는 계기 등을 분별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각론적 원칙이 여야 간에 합의가 되면 신상 검증 작업은 앞으로 국회보다는 행정부의 해당 전문기관에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아직 우리 공직자들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다소 미흡한 만큼 당분간 국회가 전문기관의 조언을 받아서 실시하되 이것 역시 비공개로 하는 것이 옳다. 특히 TV로 중개하는 것은 이 과정에서 등용된 사람까지 포함해 일신상 많은 사생활 영역을 불가피하게 침범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그들이 장차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는데도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며 특히 검증의 결과로 도중 낙마하는 사람에게는 그러한 신상의 취약점을 공개함으로써 씻을 수 없는 인격적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일단 신상의 검증이 끝나면 해당 분야에 대한 정책 검증을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한다. 사실 이것이 국회 검증의 원래의 목적이요, 취지이다. 정책이란 마치 우리가 여행할 때에 목적지를 정하면 그곳에 도달하는데 필요한 지도가 있는 것처럼 해당 분야의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달성하겠는지를 따지는 일이다.

오늘날의 민주국가에 있어서 정부란 단순히 법질서만 유지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소원하는 여러 가지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사를 집약하여 그것을 구체적인 정책에 담아서 필요한 입법, 예산, 그리고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매우 효율적이고 세련된 경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정무직의 적자는 단순히 일정한 지식이나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며, 후보자가 구체적으로 주어진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경륜이 있는지를, 질의를 통해서 파악하는 것이 검증의 더 큰 목적이 아니겠는가.

조창현 장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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