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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고위공직자를 제대로 뽑아야 나라가 발전한다 ②
[[제1568호]  2017년 10월  21일]


과연 그럴까? 그러면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2만불 굴레에서 10년간을 맴돌면서 3만불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WEF의 국제경쟁력평가에서 아직도 29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누구 잘못인가? 사실 따지고 보면 IMF와 같은 국난을 초래한 경제 관료들을 배출한 재정 관련 인사제도 역시 비판의 대상에서 비껴가기 힘들다. 세계 유수한 모든 경제지가 1986년 말에서 1987년 내내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를 예고했으나 유독 우리의 재정팀 만은 펀더멘털(기본)이 건전하니 걱정할 것이 없다'고 버텼던 사람들이다. 그 팀의 책임자는 혹시나 외신이 악의를 가진 것은 아닌가? 하고 의심까지 했다고 한다. 원인은 그 팀의 거의 전원이 같은 학교에서 같은 교수님에게서 같은 교과서로 공부해서 공채시험에 합격해서 같은 부처에서 근무해왔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화 속에서는 이른바 정책의 2의 안(the second opinion)’을 꺼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거기에다 거의 모두가 동료와의 승진경쟁에서의 탈락을 스스로 허용하지 못하고 보직이나 진급을 새로운 공직의 경험으로 여기기보다는 입신출세나 신분상승을 위한 유일한 통로로만 이해하는 아직도 전국에 많이 남아있는 전통적 과거시험 지망생들이 그 조직 안에 너무 많은 탓은 아니었나 생각된다. 1987년 우리나라가 이른바 IMF 위기로 그 통제를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을 때 그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국제금융전문가의 부족으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의 동향을 정확하게 예측하는데 실패한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 정설이다. 우리나라 정책 특히, 경제정책은 그 거의 100%가 직업 관료에게 의존하고 있었는데 당시의 국제금융전문가란 단기(길어야 1년 짜리)해외연수자 몇 명이 전부였다고 한다. 단기가 아닌 상당한 장기 해외근무를 통해서만 터득할 수밖에 없는 국제금융전무가의 양성이 불가능하게 된 배경에는 이들은 그 어려운 고시를 합격했으나 사무관 이상으로 올라가면서부터의 승진은 엄격한 개관적 업무 평가보다는 이른바 줄타기에 의존하는 전근대적 인사 관행 때문에 이것의 유지와 보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국내근무(특히 중앙부처)를 위해서 해외근무(파견·연수)의 인사에는 반대하는 전통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외에서 이미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잘 축적한 외부인사의 수평적 이동(개방형인사제도)에는 찬성하는가 하면 그것 또한 결사코 반대하는 것이 우리 관료 특히 경제 관료사회의 생리이다. 따라서 정권은 바뀌어도 이들의 위치에는 큰 변화를 허용치 않는 것이 이 관료사회이다. 이러한 정책의 실패로 인하여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라고 했던 IMF 사태에 관련된 책임자에 대한 훨씬 더 많은 사회적 질책과 더 강력한 정치적, 사법적 책임을 물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소된 극소수의 피고인들에게까지 우리 법원은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그렇게 따지다 보면 세계에서도 그 경쟁률이 하늘을 찌른다는 외무고시에서도 별로 큰 재미를 못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위에서 예로 나온 우리 외교관의 부끄러운 자화상은 그것만이 아니다. 혹자는 우리 외교관의 우수성을 이야기 한다. 과연 그럴까? 필자의 근 9년에 걸친 정부 경험이나 해외를 자주 왕래하는 기업인들의 전언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었다. 특히 어려운 경제·재정적 문제나 법률적 사항인 조약협상에서의 외교관들의 대부분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현안문제에 대한 상대방과의 논쟁에서 경쟁력을 구사할 수 있는 영어실력을 갖추고 있지를 못했었다는 것이다. 영어가 이 정도이면 다른 외국어의 실력은 더 말할 필요도 없지 않겠나 싶다. 그 이유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겠다.

조창현 장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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