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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일단 열심히 걷기만 해도
[[제1570호]  2017년 11월  4일]


대학생 시절에는 배도 상당히 고팠다. 아직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못했어도 우리들의 이상만은 그 누구보다도 높았다. 지금처럼 취직에 목을 매지 않아도 모두가 일자리를 얻는데 그리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그러기에 그 때 친구들의 대화는 상당한 철학적인 내용을 포함해 조금은 황당하기도, 때로는 거창하기만 했다.

가정을 꾸리고 치열하게 살면서 대화의 내용은 여러 가지로 변화되었다. 직장에서의 승진이나 결혼 그리고 자녀 교육과 풍족한 생활을 위한 경제력 등이 화제였다. 그러면서 우리 자신들을 돌아보니 어느덧 자녀들도 모두 출가하고 아직은 부부가 해로하는 경우가 많지만 주위에 사람들이 점점 줄어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제는 친구들과 만나 나누는 대화는 거의 건강 문제로 집중되고 있다. 서로가 걱정을 하면서 자신이 경험한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당연하게 어떻게 노년에 건강을 유지하는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결론으로걷는 일’을 가장 기본이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다. 다리는 혈액 순환에 가장  깊이 관여하고 있어, 다리가2의 심장’이란 주장에 반대할 수 없게 되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운동이나 건강식품을 섭취하기 보다는 먼저 걷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배달된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그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가 이를 증명한다. 특별한 기술이나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무슨 기준이 없기에 나 자신이 스스로 나에 맞게 규정을 정하면 되는 이점이 있다. 게다가 정신적으로 피곤하거나 가장 큰 문제인 스트레스도 걷다보면 어느 틈에 살아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새로운 일에 대한 의욕이 생기는 창조적인 기능을 우리 자신에게 불어넣어주는 경우도 일어난다.

얼마 전 점심 때에 강남엘 나갔다. 빌딩에서는 점심을 먹으려고 몇 명씩 몰려 나왔다. 그런데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것이었다. 절도는 물론 패기도 없어 보였다. 나는 나대로 걷는 자세가 있다. 당연하게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경우는 없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고 조금은 자신 있는 자세로 걷는다사실 중학교 교장 선생님이 아침 조회 시간에 주신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라’는 교훈을 지키다보니 일생 동안의 버릇이 되었다. 덕분에 지금도 등이 굽는 자세가 아닌 것이 무척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걷는 것은 동물 중에도 사람만이 누리는 특권이고 또한 모든 운동의 기본인 것이다. 사실 올림픽 경기에서도 100M달리기가 초미의 관심을 갖는 경기이고 폐회식 직전에 거행되는 마라톤 경기가 올림픽 경기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큰 관심을 끄는 것도 그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군인이 되기 위한 훈련소에서 가장 처음에 시작되고 항상 하는 훈련이 제식 훈련인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특히 암에 걸린 환자에게 의사들이 권하는 치료법에시간이 있으면 억지로라도 힘써 걸으라’고 하는 충고는 귀담아 둘 이유가 충분하다. 특히 노인이 되어 가면서 점점 더 필요해지는 비타민D는 약으로 보충하기보다 햇볕을 직접 쬐면서 생성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도 있으니 이를 위해서도 밖으로 나가 걷기를 권장한다. 가을이 되면서정말 걷기에 좋은 계절’이 되었다. 지금이라도 걸어보고 가능하면 걷는 일이 우리 일상에서 습관이 되었으면 한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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