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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많은 축복에 대한 작은 감사
[[제1572호]  2017년 11월  18일]


새벽 이른 시각, 매일 비교적 비슷한 때에 잠이 깬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에 침대를 정리하고 평소대로 자세를 잡고 나만의 기도로 하루를 연다. 이제는 스스로가 정한대로 인생의 가을이 지나가는 절기에 겨우 철이 들었다고 자조(自照)하면서 생긴 바람직한 습관이다. 기도의 처음은 오늘도 변함없이 건강하게 깨워주시고 복된 하루를 시작하게 허락하여 주심에 대한 감사로 시작한다. 예전에 바쁘고 패기가 넘쳤던 시절에는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겸손한 자세이다.

지나간 일생을 돌이켜보면 이 세상에는 자연스럽게 공기가 존재하듯 피곤한 몸을 침대에 의탁해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다시 건강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오늘 밤이라도 하나님께서 나의 생명을 거두면 우리는 속절없이 순종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인 것을 점점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오로지 내 힘으로 세상을 꿋꿋하게 잘 살아온 듯 교만했던 잘못을 반성하게 되었다. 당연히 넘치는 축복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더욱 새롭게 일어나게 되었다.

사실 그동안 특별하게 부족함이 없는 축복받은 생활을 하였음에도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무례를 범하기도 하였다. ‘구하면 주시겠다’는 말씀만을 믿고 필요할 때는 기도하였다가, 이루어지면 감사의 마음보다 내가 잘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자만하고, 아직 때가 되지 않아 이루어지지 못할 때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시험에 빠지기도 한 일이 많았다. 그러나 끝없는 욕심에 이끌리지 않고, 나를 돌아보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살펴보니 한량없는 축복만이 내가 받은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확인하게 되었다.

내가 처한 형편을 살펴보면 너무나 감사한 일뿐이다. 보통 일반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 중에 눈높이만 조금 낮추면 부족한 것이 없는 것이 그 증거이다. 물론 약간의 부족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발상의 전환을 하는 것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몫이다.

주체할 수 없이 많은 돈이 오히려 사람을 망치게 하고 남보다 뛰어난 외모나 재능, 그리고 훌륭한 두뇌로 세상에서 출세하는 것이 오히려 사람을 망치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쉽게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잣대로 재어보면 충분히 만족한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된다. 그런 면에서 나는 부족함이 없고 너무나 넘치는 축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매일의 생활이 감사할 뿐이다.

세상을 살아오는 동안 하나님은 필요한 것을 일일이 구하지 않아도 적당하게 주시었다. 그럼에도 미리 유산을 받아 탕진하고 다시 아버지께로 돌아온 탕자 같은 나지만 언제나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던 아버지 같은 사랑을 이제야 이해하게 된다. 사실 그동안은 추수감사주일에지난 1년간 주신 축복에 감사합니다’ 하며 감사헌금이나 하고 예배에 참석하는 정도의 게으른 신앙인이었다. 그러나 길가에 핀 아름다운 장미꽃을 찬양하기에 때로는 찌르는 가시마저도 감사할 수 있는 신앙심이 깊은 시인의 감사하는 마음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때때로 우리 앞에 절망이나 시험이 닥쳐와도 낙심할 것이 아니라하나님은 우리를 단련시키기 위하여 때로는 우리 앞에 있는 대문을 닫으시지만, 그러나 항상 그 옆에 있는 창문을 열어두신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당연히 감사주일은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넘쳐나는 우리의 일상이 되어야 하는 축복의 절기이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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