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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11월의 詩情
[[제1573호]  2017년 11월  25일]

조석으로 냉기가 돌고 서리가 내리니 고춧잎과 호박잎도 시들해졌다. 제법 쌀쌀한 날이다. 보온에 힘써 면역력을 높여야 감기몸살 없이 지낼 있다. 그러나 심정까지 냉각돼서는 되겠다. 그래서 계절을 노래한 시를 읽자. 번을 접은 가슴 물소리 깊어도/바람소리 깃드는 밤이면/홀로 마음이 서글퍼라//청춘의 가슴은 붉기만 하더니/중년의 가을은 낙엽 지는 소리/ 가을 이젯 가을 다를 없고/사람 늙어감에 고금이 같거늘/나는 , 길도 없이/ 들녘 바람처럼 있는가//모든 것이 그러하듯/영원한 소유가 어디 있을까/ 나무를 보라/가만가만 유전을 전해주는/ 낙엽을 보라//그러나/어느 순간도/어느 사람도/살아감에 무의미한 것은 없으리/다만 낮아져야 함을 뿐이다(이채/11월에 꿈꾸는 사람)

·고등학교 시절 펜팔을 하거나 졸업 친구들의 우정을 오래 간직하겠다며 소위사인장 만들어 교환한 적이 있다. 그때 가을 노래로 많이 읊었던 시가 있다. 그게 바로 다음 소개할 시이다.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들판엔 바람을 놓아주십시오/마지막 열매를 결실토록 명하시어. 그들에게 이틀만 남국의 따뜻한 날을 베푸시고, 완성으로 이끄시어 무거운 포도송이에 마지막 단맛을 넣으십시오/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는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 있는 사람은 오랫동안 이루어 독서하고 편지를 것입니다. 그러다가 낙엽이 떨어져 뒹굴면,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불안스레 방황할 것입니다.(라이너 마리아 릴케/가을날)

대학에 진학해 영시 강독을 배울 , 우리는 인생찬가를 외우게 되었다. 영시 연작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니 구약성경시편이나잠언 읽는 느낌이었다. 대학 생활을 회상하며 다시 읽어본다. 슬픈 사연으로 내게 말하지 마라. 인생은 한낱 헛된 꿈에 불과하다고! 잠자는 영혼은 죽은 것이니 만물은 겉보기 모습 그대로가 아니다/인생은 진실하다. 인생은 진리하다. 절대로 무덤이 종말일 없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지니라.( 3:19) 말은 영혼에 대해 말이 아니다/우리가 가야 , 가고 있는 길은, 향락도 아니요, 슬픔도 아니다. 저마다 오늘보다 내일이 낫도록, 행동함이 목적이요, 길이다/예술은 길고 세월은 빨리 흐른다. 우리의 심장은 튼튼하고 용감하나, 헝겊으로 싸맨 북소리처럼 둔탁하게, 무덤을 향한 장송곡처럼 울려대누나/ 세상 넓고 넓은 싸움터에서, 그리고 인생의 캠프장에서, 말없이 쫓기는 짐승 되지 말고 싸워서 이기는 영웅이 되라/아무리 즐거워도미래 믿지 마라. 죽은과거 죽은 채로 묻어두라. 행동하라. 살아 있는현재에서 활동하라. 안에는 마음이 위에는 하나님이 계시다/위인들의 생애는 우리들을 깨우친다. 우리들도 장엄한 삶을 있고, 우리가 지나간 시간의 모래밭에 훌륭한 발자취를 남길 있느니라./ 발자취는 훗날 다른 사람이, 장엄한 인생의 바다를 건너가다가, 파선되어 버려진 형제를 보고, 다시금 용기를 얻게 거다/우리 모두 일어나 일하지 않으려나, 어떤 운명이든 이겨낼 용기로써, 끊임없이 성취하고, 계속하여 추구하면서 일하는 기다림을 배우지 않으려나.(헨리 워즈워드 롱펠로/인생찬가)

이제 나의 작은 소원을 다음 시로 대신하여 전하고 싶다.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구름 사이에 별이었음 좋겠어/내가 사랑하는 당신은/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고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동짓달 스무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화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아는 구절초이었음 /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피우는 일이 살아가는 일인/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세상의 어느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룸다운/억새풀처럼 늙어갈 없을까/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물오리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이렇게 손을 잡고 세상을 흐르는 동안/갈대가 하늘로 크고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도종환/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김형태 박사

<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

더드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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