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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공무원 숫자의 허와 실
[[제1575호]  2017년 12월  16일]


이번 예산국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증원을 몇 명까지 허용할 것인지를 놓고 법정예산 통과 일까지 넘기면서 진행된 여야 간의 기 싸움 끝에 결국 9,475명 증원으로 여야가 합의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청년실업률을 줄이는 방안으로 공무원 증원을 주장한 더불어민주당이 문 대통령 임기 중 예정한 총 174,000명 증원에서 첫해 12,221명의 증원을 위한 소요예산 5,349억 원을 내년 예산에 포함한 것이다.

지난 대선 때 주요정당 후보자 간에 큰 이견을 보인 영역이 우리나라 공무원 숫자가 OECD 평균보다 낮으냐의 여부였다. 한 보도에 따르면 고용부문에서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OECD회원국 평균 21.3%인 반면에, 우리나라는 그 3분의 1이 조금 넘는 7.6%라는 주장이었다. 이렇게 공무원 비율이 낮다면 공공부문에서 고용을 늘리는 것도 실업자 해소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그간 우리 정부는 우리 공무원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다는 점을 늘 자랑하며 정부의 능률성을 슬그머니 부각시켰다. 따라서 예산 심의 때마다 공무원 증원 사항을 언론이나 야당으로부터 별다른 사실 확인 또는 커다란 저항 없이 비교적 어렵지 않게 얻어냈다. 그런데 법 제정이나 또 다른 이유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많은 정부 부처가 그 일을 직접 처리하기보다는, 우리 정부 공무원 숫자에 들어가지 않는 공기업이나 이른바 산하기관을 새로 설립해 그 일들을 위임(사실상 하청), 처리해 왔다는 사실이다. 형식적으로만 보면 공무원 숫자를 늘리지 않고 예산만 증가해서 일을 해온 셈이다.

현실적으로 나라마다 하는 일의 종류와 일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위험하다. 예를 들어 북유럽 국가들은 공무원 비율이 높으나 그 대신 세금을 많이 거둬서 우리나라에는 없는 복지를 실천하는 국가들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아직 공무원의 숫자를 계산하는 정확한 원칙과 방법이 없다. 사실 OECD 통계에 우리나라 공무원 숫자가 그처럼 낮게 잡힌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OECD가 다른 회원국가에서 수집한 통계는 이른바 공공부문의 고용을 총망라한 것인데 비하여, 우리나라에서는 법적으로 공무원 신분을 갖는 인원만 집계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OECD의 다른 국가와 비교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단순한 공무원 수에다 중앙과 지방정부의 많은 공기업 및 유사 공기업의 인력을 포함하고 전부 또는 일정 부분 이상의 재정을 정부에 의존하거나 그 운영에 정부의 지시를 받는 모든 공공기관 및 준공공기관의 종업원까지를 포함시켜야 함은 물론이다. 또 국가 4대 보험과 정부정책 목적에 의해서 설립·운영되거나 공공성이 강한 신용·금융·보험회사의 직원과 그 경비의 대부분을 정부에 의존하는 국공립 중·고등학교 교직원도 포함되어야 한다.

많은 선진 국가에서는 정부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거나 한 사람의 공무원이 돌보거나 다뤄야 할 고객(사회적 취약자 등)의 숫자가 늘어서 불가피하게 공무원 증가 수요가 생기는 경우에도 과학적 조직진단과 교육훈련을 먼저 시행하여 공공기관의 생산성 향상을 꾀한다. 따라서 이러한 기본적인 조치를 생략하고 단순히 다른 나라에 비해서 공무원 숫자가 적으니 청년실업난을 완화하기 위해서 공무원 숫자를 늘리자고 하는 것은 OECD의 선진 국가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사례라 하겠다.

설혹 OECD의 공공부문 개념을 그대로 적용하여 우리나라 공무원 비율이 OECD의 다른 회원국에 비해서 낮다고 가정하는 경우에도, 공무원 증원은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 특히 국채증가율, 민간고용과의 경쟁 등 국가발전에 중요한 여러 가지 사항들을 고려해서 결정하는 것이 옳지 않겠나 생각한다.

조창현 장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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