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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2호]  2018년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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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공공기관의 인사비리 어떻게 개혁하나? ②
[[제1579호]  2018년 1월  13일]


그 결과, 원래의 취지인 민간기업의 다양한 경영능력과 경험을 공공기관으로 유입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공기업과 산하기관의 외부인사 영입제도가 변질되어 엄청난 숫자의 전직 정치인과 퇴직 관료들의 재취업장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그러니 이들 중 한때 유능하고 개혁적이었다는 사람들도 신분이 보장된 시절과는 달리 자신이 낙하산으로 내려와서 새로운 둥지를 터야 하는 입장에서, 해당 기관이 필요로 하는 제도의 효율적 관리와 운영, 혁신, 자발적 인재육성에 앞장 설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즉 어렵게 얻은 제2의 인생을 무난히 마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인 50대 후반 ~ 60대 초반 즈음인 이 사람들에겐 자신을 선발해 준 정치권의 입김을 뿌리칠 뒷심도 의욕도 없었을 터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중앙집권식 낙하산 인사가 기본적으로는 각 공기업 및 산하기관의 신규채용에까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은 거의 자명한 논리다.

이러한 권력층의 청탁수요를 쉽게 해결하는 한 방편으로 정치권은 능력 있는 전문 경영인의 영입에 노력하기보다는 이러한 권력기관의 압력을 쉽게 수용하는 낙하산 인사를 선호해 온 것이 아닌지 모른다. 따라서 공기업이나 산하기관의 신규채용비리를 없애기 위해서는 각 공기업이나 산하기관에 인사자율권을 먼저 위임하고 육성하는 범정부적 정책이 우선 실천되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무능하고 무기력한 낙하산 인사의 오랜 적폐가 오늘날 공기업과 산하기관의 거대한 부실로 이어져, 마침내 중앙정부에 못지않은 수백조 원의 채무를 안고 가게 만든 일등공신이라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지금 각 공기업이나 산하기관에는 인사를 전문으로 하는 인력이나 조직이 거의 부재하다고 한다. 물론 형식적으로는 인사과 또는 인사부가 없는 것은 아니나 순환보직에 의한 인력배치일 뿐, 인사를 전문으로 하는 인력을 키우지 않고 있다. 그 한 가지 예로 어떤 인재를 채용할 것인가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채용할 인력의 직무분석이 있다. 이는 해당 직무수행에 필수적인 자격요건의 파악을 위한 분석인데, 실제는 채용시험 문제를 외부용역을 통해 얻어서 시험을 집행만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인지 그 채용시험 자체를 그들 자신들이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도 않고 이것을 개선할 의지도 없는 듯 각종 부정수단을 마다하지 않고 외부 청탁을 수용한다. 하기야 이들 임원들이 임명자인 기획재정부나 청와대의 눈치 보기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판국에 자기들이 오래 머물 곳도 아닌 조직에 무슨 애착과 포부를 가지고 있어서 인사제도의 발전을 고민할 여유나 의욕이 있겠는가 말이다.

따라서 이번 정부조사에서 노출된 공기업과 산하기관의 채용 비리는 신입사원의 채용 비리만을 단순히 처리하는 차원이 아닌, 능력 있고 미래가 약속되는 공기업 및 산하기관으로 변화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인사관리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겠다. 그리하여 공무원 신분이 아니면서도 많은 인재들이 가고 싶어 하는 기관(, 한국은행)으로 거듭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언제든지 다시 반복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기업이나 정부 산하기관은 정부가 해야 할 공적 기능을 특정 부처를 대신해서 수행하는 공공기관이지, 이들이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는 단순한 이유로 그 인력을 대충 채용하고 적당히 관리해도 괜찮은 걸로 착각하는 것은 오직 무지에서 나온 발상일 뿐이다.

조창현 장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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