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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눈 먼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 일
[[제1579호]  2018년 1월  13일]

방법이 없는 선태는서울까지 어떻게 것인가?' 걱정이었습니다. 서울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데 선태에게는 기차표를 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방법이 없는 선태는 결국 서울행 완행 열차에 없이 몰래 탔습니다. 검표하는 차장이 때면 의자 밑으로 들어가 숨기도 하고, 좌석에 앉은 승객이 화장실에 숨겨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몸을 숨겨가며 겨우겨우 근처까지 왔는데, 서울이 가까워 오자 선태에겐 다른 걱정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전쟁 중이라 한강을 건너려면 반드시 도강증(한강을 건널 있는 허가증) 가지고 있어야만 했던 것입니다. 결국 도강증이 있을 리가 없는 선태는 어쩔 없이 한강을 건너기 역인 영등포역에서 내려야만 했습니다.

이제 그곳에서부터 서울에서의 거지 생활이 시작된 것입니다.

오랜동안 전국을 떠돌며 했던 거지 생활에 익숙하고 단련이 되어 어려움 없이 하루하루를 지내긴 했지만, 생활은 끝도 없고 희망도 없는 그저 고달프고 막막한 현실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노량진 다리를 건너려다 그곳을 지키고 있는 미군 병사 명을 만났습니다.

헬로우” “헬프 ” “플리즈 기브 ” “땡큐정도가 아는 영어의 전부인 선태가 용기를 내어 미군 병사에게 다가갔습니다.

플리즈, 헬프 !하고 말을 걸었습니다.

앞도 보고 상처투성이인 어린 거지가 불쌍했는지, 병사는 선태를 초소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몸을 녹여주면서 더운 물에 코코아도 주고 따뜻한 양말과 속옷까지 선물로 주었습니다.

땡큐, 땡큐, 고맙습니다. 땡큐, 감사합니다.

선태는 너무나 고마워 한국말, 미국말 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번이고 스무 번이고 허리 굽혀 인사를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병사는 이곳저곳으로 연락을 하더니 선태를 영등포 우신초등학교 내에 있는 이탈리아 병원에 입원시켜 주었습니다. 상처투성이의 어린 거지는 난생 처음으로 안락한 대우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가까이 머물면서 치료도 받고, 이탈리아어로 인사하는 법도 배워 죠르노하고 아침 인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으로 밥걱정 없이 지낼 있었습니다. 선태는 주일학교에서 배웠던 천국이 바로 이런 곳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군 병사는 치료가 끝난 선태를 남산 기슭에 위치한 삼애고아원(지금은 한양교회가 들어섰고, 대한적십자사가 있는 ) 데려다 주었습니다. 선태는 병사에게 보살펴 주어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수십 했습니다.

300명의 고아들이 수용되어 있는 삼애고아원은 하루 밥을 먹여주고 잠자리도 깨끗하게 관리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선태에겐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행복할 없었습니다. 그곳에서도 앞을 보는 선태가 겪어야 서러움은 어쩔 없었던 것입니다.

눈이 정상인 아이들은 선태를 구타하면서 놀림감으로 삼기 일쑤였습니다. 그들은 날마다 남산초등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태는 없다는 이유로 다른 아이들의 놀림과 구타를 당해야 했고, 그보다 참을 없었던 것은 친구들은 공부를 있는데 자신은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원장 선생님께 자신도 공부할 있게 달라고 여러 부탁드렸지만, 앞을 보지 못하는 선태가 비장애인 아이들과 같이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하는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하루하루를 없었던 선태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삼애고아원에 들어온 한달 만에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원장 선생님을 찾아가 인사를 드린 고아원을 나오고 말았습니다. 미군 병사가 입혀 옷과 삼애고아원에서 받은 옷을 입은 선태는 겉보기에 깨끗해 보였습니다. 그러니 이제 선태가 구걸을 하면, 멀쩡한 놈이 구걸을 한다면서 문전박대를 당할 뿐이었습니다. 왕초 거지들은 달려들어 선태의 옷을 벗기고 대신 자기들의 누더기를 던져 주었습니다. 던져 누더기를 입으니 선태는 다시 예전의 거지 꼴로 되돌아갔습니다.

거지 꼴로 되돌아 선태는 남대문과 동대문, 서울역을 돌면서 다시 구걸을 시작했습니다.

전쟁의 폐허 한가운데서 고통스럽게 헤매고 있는 거지였지만, 선태의 마음속에서 선태는 언제나 왕자였습니다. 한줄기 소망을 끊임없이 놓지 않는 하나님의 어린왕자 말입니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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