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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왜 안전사고는 계속 생기는가? ②
[[제1581호]  2018년 1월  27일]

사실 이대목동병원의 심각한 의료사고가 두 번씩이나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 당국이 그 자격을 박탈하지 않고 묵인했다는 보도를 읽는 유가족의 분노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몇몇 행정 당국은 국가가 위임한 엄중한 권리와 책임을 마치 개인이 용돈 쓰듯 가볍게 여긴 까닭에 제천 화재나 목동병원 사고와 같은 참사가 연거푸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번과 같은 사고는 종합병원이 아닌 일반 의료기관이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 의료 원칙과 위생을 포함한 의료 수준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했으며, 나아가 근본이 되는 원인은 이를 감시·감독할 책임이 있는 보건 당국의 무사안일하고 무책임한 직무유기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즉 관할 행정 당국의 무책임하고 무사안일한 태도와 봐주기행정으로 지켜야 할 위생수준이나 안전기준이 지켜지지 않은데다가 사고 현장에서의 실무를 맡은 담당 직원들은 전문성이 결여된 능력부족으로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왜일까?

거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다. 특히 무엇보다도 그 책임의 일부는 우리나라의 행정문화와 그 전통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 공무원은 직급이 낮은 사람이나 높은 사람이나 자기 적성과 흥미에 맞는 분야에 소속돼 전문가로 성장하는 경우가 드물다. 특히 대부분의 하급 공직 희망자는 공직의 매력을 보수와 정년에서만 찾는다.

그런데 정부 역시 백만이 넘는 공무원직에 대한 기본적인 직무 분석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직무별로 채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거의 모두를 일반직으로 채용한다. 원래 일반 행정직이란 쉽게 얘기해서 장차 조직의 관리자(간부)를 양성하기 위해서 뽑는 영역을 말한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극히 소수만을 일반 행정가로 선발해서 미래의 관리자로 체계적으로 훈련시킨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방공무원이나 소방관이나 거의 모든 공무원이 비슷한 필기시험을 거쳐서 일반 행정가로 입문한다. 우리 공무원들은 크게 일반직, 교사직, 소방직(3만 명), 경찰직(10만 명) 등의 구별은 있으나, 이러한 구별은 수만 명씩을 총칭하는 분류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하는 일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쉽게 말하면 같은 소방직 중에서도 화재에 관한 각종 전문직이 존재하나 우리는 거의 모든 소방관에게 전문적 자격과 특정한 자질을 요구하는 대신, 어렵게 출제된 문제를 제시한다. 옛날 과거시험을 연상해서 전반적으로 시험을 너무 어렵게 출제하다 보니 합격해서 들어온 사람들도 착각할 수 있다. 현장에서 실무를 익혀야 할 사람이 지나치게 이론적·추상적으로 빠지기 쉽고, 자칫 현장에서의 배움에는 소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무의식중에라도 설혹 자신이 지금은 말단 직위에 있으나 궁극적으로 윗자리를 차지할 인물로 생각하는 나머지 자질구레한 현장 업무를 통달하려는 마음가짐은 부족한 것은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사행정에서는 이른바 과도한 자격(over qualification)은 자격 미달(under qualification)과 마찬가지로 채용에서 제외하는 것이 선진국에서의 관행이다.

또 매일 행정 현장에서 터득한 현장 경험이 메모랜덤’(memorandum, 일종의 행정일지)이 되고 그것이 쌓여 행정의 달인을 만드는 교과서라 할 수 있는 매뉴얼(manual)이 되는데, 우리는 그것이 없다. 즉흥적으로 대응하고 행정일지를 아예 쓰지 않기 때문에 사람마다 일처리 방법이 다르고 또 같은 사람인 경우도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 행정 현장을 영구적으로 어설프게 하는 건 아닐는지 되새길 필요가 있다.

조창현 장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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