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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모든 교육의 시작은 인성교육
[[제1582호]  2018년 2월  3일]


얼마 전에 미국에 사는 아들을 방문하고 돌아온 친구를 중심으로 간단한 신년 모임이 있었다. 오랜만에 귀여운 손녀를 만나고 온 친구는 손녀자랑 값이라고 즐겁게 저녁 식사 값을 지불하였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만난 손녀의 정신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여 우리들을 놀라게 하였다. 처음 만났을 때 손녀의 인사를 받고 지난 9월에 초등학교에 입학하였다는 소식에이제는 학생이 되었구나. 자 이걸로 맛있는 걸 사 먹어라” 하면서 지갑에서 100달러 짜리를 꺼내 주었다. 그러나 그 돈을 본 손녀는 인사도 하지 않고 자기 엄마에게 가서 귓속말로 이야기 하면서 그 돈을 엄마에게 주었다. 이윽고 며느리의 말은 100달러는 너무 큰 돈이기에 20달러만 달라는 것이었다. 어린이에게 돈을 주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와 혹시 주더라도 분수에 맞게 적당히 주는 문화를 체험한 순간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으면서 또한 그 돈을 가장 훌륭하게 사용하는 사람으로 마이크로 소프트의 창설자인 빌 게이츠를 꼽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는 부인과 함께 설립한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하여 막대한 희사금을 활용해 세계의 빈곤과 병마 퇴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그의 세 자녀에게는 천만 달러씩의 유산만을 남겨 주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배경에는 그가 경험했던 인성교육 때문이라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지만 항상 손에 책을 놓지 않는 지독한 책벌레로 정평이 있으며 자녀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훌륭한 아버지가 되기 위하여  고민하고 노력하는 진정한 사람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자녀들에게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공부하라고 닦달하기 전에 스스로 항상 공부하는 자세를 견지하였기에  그의 생활 자체로서 모두에게 귀감을 주는 인성교육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유치원에서의 방과 후에 있을 영어과외 문제로 교육계가 시끄러웠다. 몇 번의 변동이 있은 후에 검증되지도 않고 제대로 연구해 보지도 않은 이 시답지 않은 계획은 1년간 보류라는 미명 아래 실질적으로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사람을 키우는 교육은 백년지계(百年之計)라는 말은 예로부터 내려오던 진리였는데 언제부터인지 정권이 바뀌면 자동적으로 바꾸는 제도가 되었다. 따라서 수험생들이 묵묵히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게 내버려두지를 않고 새로운 제도에 얼마만큼 적응할 수 있는가에만 신경을 쓰게 만들었다. 이는 교육이 건전한 지식을 습득해서 이를 지혜로 변화시켜 사회에서 훌륭한 인재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시험 성적을 잘 받느냐에 학생의 진로가 결정되는 모순이 일어났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엄마의 정보력과 할아버지의 경제적인 후원 그리고 이를 방치하는 아빠의 무관심이 아이들의 진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웃어넘길 수 없는 이야기도 나오게 되었다. 이런 현실이기에 어린 자녀들을 제대로 훈육할 수 있는 인성 교육은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현명한 것과 약삭빠른 것은 구별할 수 있어야한다. 거기에 식당에서 남에게 피해를 입힐 정도의 무례한 행동을 하는 태도는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이다. 내 권리를 주장함은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범위에서 용인받는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사고를 우리들의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점수 한 점 더 오르는 것보다 엄청 중요하다는 것이 모든 부모들이 배워야 할 덕목이다.

백형설 장로<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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