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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한국외교의 향방은? ①
[[제1586호]  2018년 3월  10일]


오늘날 우리나라는 다양한 국제교류와 경쟁에서, 경제는 12, 수출은 8, 하계 또는 동계올림픽 10위 등 놀랄 만한 중강국의 위치에 있다.

이러한 가운데 근년에 와서 우리 사회에서 이념적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다. 이것은 한편으로 우리가 8.15 이래 아직도 잔존하는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탈 이념적 21세기를 탐색하려는 시대적 노력의 일환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 논의가 중요시되는 이유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나라의 외교적 향방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 작게는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그리고 크게는 세계의 열방과의 거래에서 우리나라는 어떠한 가치와 이념, 그리고 그것을 반영한 외교정책을 추구할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하는 일이라 하겠다.

돌이켜 보면 우리 역사는 불행하게도 외교나 국방에 관한 한 적어도 나라를 잃게 된 19세기 말까지 어떤 뚜렷한 업적이나 성과를 드러냈다고 하기 어렵다. 다른 나라에 비해 외국과의 접경이 그다지 크거나 길지도 아니한 처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삼국시대는 고사하고라도 고려시대 이후만 보더라도 북방의 영토에 대한 끊임없는 북방민족에 의한 침략 그리고 3면이 바다인 반도에 살면서 근접한 일본에 의한 수백 번에 달하는 크고 작은 침략에 시달리면서도 내외에 내놓을 만한 외교나 군사력(육군이나 해군)의 유산을 갖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할 수밖에 없다.

돌이켜 보면 19세기말 경 서양의 개항 압력이 있기 전까지는 우리 조상들은 이 나라를 괴롭힌 임진왜란(일본)이나 병자호란()에 이후에도 별다른 국방이나 외교에 대한 심각한 의식이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준비 없이 지내온 것이 분명하다. 급기야는 일본군이 나라의 안방인 경복궁 안까지 침입해서 국모인 명성황후를 시해하도록 허용했고 1894년에는 일본과 청나라 그리고 1904년에는 일본과 러시아와의 전쟁을 우리나라 영토에서 일어나도록 방치한 것이 그것을 증명한 것이 아닌가 말이다. 그 결과 우리 민족은 나라를 잃고 일제의 식민지로 36년간 갖은 고난을 겪었다. 그러고도 언젠가는 다가올 제2차 세계대전의 종말을 기하여 독립정부를 수립하는데 필요한 준비도 없이 맞이한 8.15는 우리에게 해방의 기쁨 보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남북 분단의 아픔만을 가져왔다. 반쪽짜리 대한민국의 출범은 기쁨도 잠시, 북한에 의한 1950년 남침으로 단순한 한 민족 간의 다툼의 틀을 넘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진영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과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이어진 냉전은 바로 이 땅에서 구체화되었고 그 결과로 아직도 이 땅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사력이 집중되어있는 화약고로 만들고 말았다.

우리나라가 지금 처해 있는 입장은 뭐니 뭐니 해도 기본적으로는 자유주의진영과 전체주의진영과의 대결 속에서 어떻게 독립과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오늘날의 대치의 성격이나 특징이 1950년대와 똑같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크게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된다. 근자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양쪽의 대결은 2차 대전 이후 그 경제적 및 외교적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아직도 군사력만은 세계 1위인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력과, 세계질서에 G2국으로 새로 등극한 중국의 패권주의가 과거 소련의 붕괴로 일시 그 동력을 잃은 러시아와 손을 잡고 대항하려는 양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양대 세력 간의 중간에 끼어 있는 우리나라는 한 나라로서의 자주외교의 폭이 극도로 제한되어있음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겠다. 그러면 우리의 선택은 과연 무엇이 되어야 할까?

조창현 장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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