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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옛 스승과 제자가 주고받은 메일
[[제1588호]  2018년 3월  31일]

40 가까이 훈장 노릇을 해온 사람으로서 가지 부끄러운 고백이 있다. 격년(隔年)으로 받는 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 검사는 자주 받았는데 장내시경검사는 70 평생 번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나름대로 검사를 받지 않은 이유 가지가 있다. 젊은 시절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줄곧 건강한 배변(排便) 근거로나는 () 아주 건강하다라는 의학적 무지에서 비롯된 과신(過信) 주범(?)이었다.

연전에 이윽고 지인의 권고로 동네 작은 외과의원에서 평생 처음으로 장내시경검사를 받게 되었다. 원장선생님의 설명에 의하면 검사 결과 용종(茸腫) 3개가 발견되었는데 개는 간단히 절제가 되었으나 나머지 하나는 선종(腺腫)으로 발전한 상태인데 매우 넓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종합병원에 가서 시술을 받아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대전에는 옛날 S고등학교에서 가르친 제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종합병원이 있으나 평소에는 폐가 같아 되도록 방문을 자제하여 왔는데 이번에는 어쩔 없이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장내시경 검사 결과를 이야기하면서 도움을 요청하였더니 병원에 소화기내과에 아주 훌륭한 전문의가 있으니 날짜를 잡아 시술을 하자고 하였다.

시술을 위한 입원수속이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어 문제의 선종에 대한 절제시술이 성공적으로 종료되어 퇴원을 하려는데 병실로 찾아온 이사장이 집도한 의사에게모처럼 은사님이 오셨으니 이번 기회에 다른 장기(臟器) 건강 상태도 자세히 검사해 주시지요.하고 당부를 하였다. 모든 장기를 샅샅이 검사하는 과정에서 난생처음 CT MRI 촬영을 포함하여 세밀한 검사를 받았는데 입원기간이 무려 18일이 소요되었다. 장기의 조직검사 결과가 모두 양성(良性)으로 판명되어 안도하며 퇴원을 준비하려는데 이사장 비서실로부터 전화 통을 받았다. 이사장이 하와이에 출장을 가면서 나의 병원입원비 전액을 결제(決濟)하였다는 내용이었다. 퇴원하자마자 출장을 떠난 이사장에게 메일을 보냈다.

()이사장에게: 오늘 퇴원 직전 이사장 비서실로부터 전화 통을 받았네. 모든 입원 경비는 이사장의 배려로 정산 처리가 되었다는 내용이었네. 고맙다는 인사도 못하고 퇴원하는 마음이 고맙기도 하고 미안키도 하였네. 이사장과 성실하게 집도해 주신 소장님은 건강을 담보해 주었으니 나의 생명의 은인이라 하겠네. 글로나마 이사장과 소장님께 머리 숙여 사의(謝意) 표하고자 하네. 문정일 보냄.

메일을 보낸 바로 다음날 하와이에서 한통의 답신 메일이 도착하였다.

존경하옵는 문선생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어린 시절에 귀한 가르침을 받고 사회에 나와 이나마 사람구실을 하고 있는 것은 모두 스승님께서 몸소 일깨워 주신 정성과 온화한 인품에 힘입은 바라고 생각합니다. 지척에 계심에도 안부문안조차 자주 드리지 못한 보잘 없는 제자에게 스승님을 모실 있는 기회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은 스승님의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으시고 시술 또한 성공적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옵고 앞으로는 매년 본원 검진센터에서 건강진단을 받으실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이번에 스승님을 모시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宣斗勳 올림.

()이사장의 후의와 배려로 선종절제시술을 받은 것이 2013 7월이었다. 이후로 지난 연말 현재 5년째 ()병원 소화기(消化器)내과에서 마련해 주는 검진 일정에 따라 분기별로 장기전반에 걸친 건강검진을 받아 오고 있다. 검사받을 때마다 VIP고객의 신분으로 예우해서 모든 검사와 시술에 대하여 특별혜택을 베풀어 주니 고맙고 미안한 마음 이를 없다. 지난 연말에도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 검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집사람이 웃으면서 농담 마디를 던진다. 좋은 제자를 덕분에 당신 장수하시겠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멋쩍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

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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