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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정치가 변하려면 정당공천부터 바꿔야 한다 ①
[[제1594호]  2018년 5월  12일]

6.13 지방선거에 입후보할 정당공천 작업이 한창이다. 공천이 중요한 것은 이제는 우리나라도 정당 공천 없이는 모든 선거직(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의원, 지방단체장)에 당선되기가 몹시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짧은 우리나라 정당발전사를 보면 제헌국회에서 제2대 국회까지는 먼저 정당공천 없이 당선된 무소속들이 원내에 들어와서 각자가 자기 정치 노선과 비슷한 기존 정당에 합류하던가 아니면 극히 소수의 군소 정당들이 통합하여 새로운 정당을 형성했었다. 이렇게 해서 시작한 우리 정당들은 1948년에 시작해서 12년간에 걸친 이승만 장기집권 동안에 다른 무엇보다도 이른바 여당 대 야당대결개념으로서의 정당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여당은 집권 세력의 원내에서의 버팀목이요 방파제로서의 역할이 집권당의 정책 실현보다 더 중요한 역할이었고 야당은 그것을 저지하기 위한 힘의 결집이 다른 무엇보다도 더 필요했었다. 그러다 보니 여야 모두 민의의 대변자로서의 자질이나 능력보다는 여와 야의 이미 주어진 아젠다를 지키는데 공헌할 의지와 투사를 환영하는 쪽으로 의원후보자를 발굴하게 된 셈이다. 이것이 이른바 낙하산 공천의 시작이 아니었는지 모른다. 다시 말하면 그를 대표할 유권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공천하는 정당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공천 제도를 고수하는 정당들은 나름대로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다. , ‘정국의 안정 대 독재 정권 심판이라던가, 아니면 경제 발전 대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와 같은 슬로건 말이다.

이렇게 시작한 우리나라 정당들은 지난 70년간 끊임없이 추상적, 이념적 대립을 부추기면서 드디어 극도로 양극화된 정당으로 커왔다. 바로 이 순간에도 미국이 추진하고 한반도에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모두 동의하는 북한의 비핵화를 놓고도 여당은 정부의 남북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크게 환영하는가 하면 야당은 이것을 위장된 쇼라고 180도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것은 다름 아닌 그간 우리 정당을 만들고 키워 온 근본동력이 서로 다른 정책 간의 타협이나 협력이 아닌 대립과 반대를 잘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지배되어왔음을 말해준다. 이러한 특성은 정당 존속의 가장 핵심적·생리적 특징으로서 반대해야 할 측이 합의하고 협력하면 곧 배신자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어떤 중요한 정책 현안에 대해서 야당은 협력이나 합의보다는 반대하다가 장렬하게 목숨을 거두는 위험까지 가는 단식투쟁이 그간 우리 정치문화에서 높이 평가되어 온 가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제의 심각성은 정당 간의 대립에 못지않게 정당 안에서의 계파 간 대립 역시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지난번 정권에서 친박이니 친이니 하는 파벌싸움 때문에 당시 막강했던 급기야 여당을 침몰로 몰고 가는 원인을 제공한 것이 아닌지 모른다. 같은 맥락에서 참여 정권 말기에도 당시 집권당 역시 친노반노니 하는 싸움 때문에 그 후 대선은 말할 것도 없고 총선에서도 참패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가 또 다시 전가의 보도인 이 공천권을 꺼내서 같은 당 안에서 일반 당원들의 선택권을 처음부터 축소, 봉쇄, 박탈하는 반지방자치적, 반민주적 공천권을 다시 행사하려 들고 있는 것은 참으로 한탄스러운 일이다.

모름지기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칙이다. 다시 말하면 아무도 당원이 투표하기 이전에 그들의 선택권을 원천봉쇄하거나 제한하려는 시도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조창현 장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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