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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정치가 변하려면 정당공천부터 바꿔야 한다 ②
[[제1595호]  2018년 5월  19일]


여기서 한 가지 또 지적해야 할 일은 공천 결정에 당원의 투표가 아닌 이른바 일반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는 일이다. 여론조사와 같은 비정치적 행위를 정치적 행위인 공천 과정에 반영하는 것은 법률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 설혹 실정법상 불법이 아닐 경우에도 이것은 반민주적 반자치적 발상으로서 규탄받아야 마땅하다. 여론조사라는 것은 처음부터 당원들의 정치적 행위가 아닌 특정 여론조사 기관이나 언론의 조사 결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러한 움직임은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하려는 저의가 숨어있지 않나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해당 지방의 정당 이외의 어떤 세력도 콩 놔라 팥 놔라하는 식의 간섭은 피해야 할 사안이다. 왜냐하면 지방자치는 원래 권력의 지방분권을 뜻하는 것인데 모처럼 많은 시간과 재정을 들여가면서 지방분권을 추진하려는 것이 기본적 목적인 권력의 분산이 만약에 불필요한 중앙당의 간섭으로 인하여 주민의 의사에 반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것은 다시 중앙집권으로 복원되는 자기모순을 낳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행정적으로 지방분권을 하려는 시도가 지방자치인데 그것을 할 사람을 뽑는 과정에 중앙당의 입맛에 맞는 사람만을 뽑게 만든다면 그 지방자치는 정치적으로 다시 중앙집권이 되어 버리고 만다는 말이다. 그것도 이미 오래 전에 정해진 지방의원이나 단체장 후보선출 방법이 확립되어 있어서 선거전 모든 출마 후보자들이 익히 그 과정에 익숙하고 또 그것을 불만이 없이 수용한다면 모를까? 지방선거가 불과 몇 주도 남지 않는 시점에서 상부 당이 지방선거공천위원회와 같은 극히 자의적 조직 등을 만들어 특정 후보를 단수 추천하거나 다른 후보자를 경선조차 못하게 탈락시키는 행위는 처음부터 비민주적, 반지방자치적 행동으로서 마땅히 척결되어야 할 적폐이다. 그러니까 이런 과정을 거쳐서 당선된 의원이나 단체장이 주민의 이익보다는 공천권을 행사한 세력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 정치가 제헌국회 이래 7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저 모양 저 꼴이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이러한 중앙당의 비민주적, 반지방자치적, 불필요한 중앙집권적 자기 사람 심기, 다시 말하면 민의의 대변자를 뽑기보다는 자기세력의 수족을 확장하려는 시도 때문이 아닌지 묻고 싶다. 이렇게 해서 우리 정당들이 공당이 되지 못하고 사당이 되어버린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에 가면 정당의 활동이 거의 없고 선거 때만 번쩍하는 그런 수준이라 이처럼 중요한 정당공천권을 그처럼 믿을 수 없는 지방 사람들에게 어떻게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앞으로 백 년이 지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 말은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못 담는다라는 말과 똑같다.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민주주의의 뿌리 내리기는 영원히 불가능하다. 한 지방의 주민들이 자기가 믿는 정당을 택하고 그 택한 정당의 후보자를 투표할 수 있을 때에만 민주정치의 근간인 책임정치가 실행되는 것이다. 자기가 택한 정당의 후보를 자기들의 참여를 배제하거나 제한한 채 투표를 하는 것은 모든 국민이 향유해야 할 정치의 자유로운 활동을 제약하는 비민주적 발상이요 중앙집권적 작태이다. 모름지기 이제부터라도 각 정당은 지금까지의 어설픈 큰 형님노릇을 내려놓고 겸손히 지방당원의 총의를 그들의 투표로 받아낼 수 있는 가장 민주적이고 가장 지방 자치적 공천제도 즉, 지방 당이 스스로 자기들 후보를 선발하는 작업을 도와야 하겠다.

조창현 장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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