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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왜 국회는 저 모양 저 꼴이 되었는가? ①
[[제1596호]  2018년 5월  26일]


사월 한 달 내내 문도 열어보지 못한 국회가 오월에는 좀 다를까 기대했으나 오월 역시 문도 열지 못한 채 보름이 다 돼서야 드디어 문을 열었다. 결국에는 이른바 일괄타결로 추경과 드루킹 특검을 맞바꾼 셈이다. 이럴 바에야 애당초부터 서로 피차가 조금씩 양보를 했었더라면 한 달 반의 국회 공전은 막을 수도 있었지 않나 싶다. 사실 따지고 보면 국회의 이런 행태가 처음이 아니어서 새삼스러울 것도 아니나 그 빈도가 줄어들기보다는 늘어나기에 유권자의 입장에서 몹시 걱정스럽다. 문제는 일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회 밖에 나가서 떠드는 국회를 보면서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요, 이것이 세계 제10대 경제 대국의 삼권분립 된 민주국가의 국회가 할 일인가 묻고 싶다.

헌법상 국회는 막중한 책무를 가지고 있다. , 입법하고 예산을 통과시키며 행정부를 감시·감독하는 일이다. 이러한 일들은 한 달 반씩 문을 닫아 둬도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만약에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이 국회더러 문을 닫으라고 요구한다면 누구보다도 자신들이 제일 먼저 나서서 반박할 것이 뻔하다. 그런데 남이 문을 닫으라면 반대할 사람들이 자기들 스스로가 문을 닫으면 아무렇지도 않다면 그것을 국회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궁금하다. 헌법기관이라고 입만 떼면 말하기 좋아하는 그들이 헌법기관인 국회가 불법 파업을 해도 된다는 말인 셈인데 이것을 어떻게 정당화하겠다는 것인가?

이처럼 국회가 불법 파업을 식은 죽 먹듯 하게 된 데는 국회 스스로가 파놓은 함정에 스스로 빠진 데서 연유한다. 그것은 지금 우리 국회는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해야 개회된다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조항이 생기게 된 이유는 우리가 다 잘 아는 대로 여야 합의 없이 다수결에 의한 정상적인 의안 통과를 봉쇄하기 위해서 소수당(야당)이 물리적(폭력 포함) 수단을 쓰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숱한 선례 때문이었다. 그러면 여야의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국회를 다시 열기 위해서는 국회 안에 여야가 서로 물리적 대결로 돌아가야만 하는 것인가?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국회가 여·야 간의 첨예한 대립에도 불구하고 생산적(?)이 되기 위해서는 국회 의안에 대한 차별적 접근을 허용하면 될 일이다. 다시 말하면 여야합의 없이는 어떤 의안도 상정되지 못하는 현실에서도 먼저 국회는 삼권 분립의 다른 두 기관인 행정부나 사법부처럼 상시 문을 열도록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 그리고 국회가 본회의에서 다루는 의안의 성격과 완급성에 따라서 차별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면 예산이나 청문회나 임명 동의가 필요한 인사 같은 안건은 국회에 제출되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상정되고 상임위에서의 활동 역시 상위별로 심의하고 통과 여부까지는 상임위별로 허용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 그래서 본회의 통과에는 여야합의를 해야 하는 경우에도 이미 상임위를 통과한 안건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본회에 자동으로 상정되어 의결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처럼 다수결보다 더 중요한(?) 여야합의 없이는 본 회의나 상임위를 열 수조차 없다면, 그래서 다수가 아니라 소수가 국회를 지배하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헌법을 위반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하고도 국회의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구조라면 헌법을 고쳐서라도 대통령이 국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국회 문을 열게 하는 것뿐 아니라 국회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여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복리를 증진하는데 능동적으로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조창현 장로<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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