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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5호]  2018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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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매운봉에 목숨 걸다 <2>
[[제1598호]  2018년 6월  9일]

쥐죽은 한동안 잠잠하였다. 그런데 그때 전혀 예상 못한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였다.

3조의 정길남 병장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놈들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달려가는 그의 총구에서 이내 불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정길남 병장은 초조하고 불안한 가운데 이렇게 대치하고 있는 자신이 무능한 비겁자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이상 참지 못하고 적을 향해 돌진한 것이다.

삽시간에 비상식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놈들도 무척 놀라면서 엉겁결에 놈이 벌떡 일어나 응사하기 시작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저격수들이 놓칠 리가 없었다.

! !

발의 끊어지는 총소리에 놈이 허공에 부웅 떴다가 고랑으로 나뒹굴었다. 명중이다! 3조에서 병장을 애타게 불러대며 울부짖는 소리가 메아리쳐 왔다.

움직이지 마라! 나가면 죽는다.

한지민이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이내 폭풍 고요처럼 조용해졌다.

혼자만 남았다. 자수하라. 자수하면 너는 산다. 너의 선배 김신조 자수해서 살고 있지 않느냐.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이제 너는 실탄도 떨어지고 이상 도망갈 수도 없다. 완전 포위됐다. 자수하면 반드시 있다. 마지막 충고다.

한지민이 정말 마지막 충고를 하듯 힘주어 소릴 질렀다. 그러자 놈의 찢어지는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쏘지 말라우내레 나가니께.

놈은 손을 번쩍 들고 바로 눈앞에 가로놓인 바위 위로 절룩거리면서 올라섰다. 동시에 결사대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1조는 정상 현장 안으로, 2조는 자수한 놈의 검색과 신변 구속 조치를, 3조는 총탄 쓰러진 병장의 응급처치에 각각 투입됐다.

한지민은 먼저 인질 쪽으로 뛰었다.

무사히 살아 있었구나!

아이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들의 발목이 모두 말뚝에 탄탄한 노끈으로 묶여 있었다. 묶인 자국에 검붉은 생피가 고여 있었다. 인질들은 그동안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생지옥 공포 속에서 얼마나 시달렸는지 혼이 빠져버린 사람처럼 멍한 상태에 있었다. 그들의 몰골은 그야말로 산송장처럼 보였다.

병장은 하퇴부와 복부에 여러 관통되어 출혈이 매우 심했다. 우선 지혈이 급했다. 지지대로 묶어 응급처치를 했다. 자수한 놈의 신변도 정밀 검색 끈으로 손을 묶었다. 병장의 눈빛이 점점 흐려 지고 있었다.

상황 보고다. 작전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긴급 헬기를 요청한다. 상에 착륙 가능하다. 아군 부상이 심각하다. 모르핀 주사, 지혈 장비, 그리고 간호병이 필요하다. 긴급 조치 요망!

알았다. 즉각 조치한다. 간단한 상황 보고를 해라!

2 사살, 생포 1, 아군 1 중태, 인질 전원 무사하다. 오버.대대 숙영지에서 미리 대기 중이던 헬기 2대가 머리 위에서 맴돌고 있었다. 정상에 1대가 먼저 착륙했다. 헬기에 이희영 중위와 장정희 중사의 모습도 보였다. 이희영은 벼락같이 헬기에서 뛰어내려 한지민에게 달려왔다. 주변에 누가 있건 아랑곳하지 않고 한지민을 와락 끌어안 았다.

무사하군요! 하나님! 당신은 정말 없는 말썽꾸러기예요!감격한 이희영 중위의 위로 뜨거운 기쁨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한지민은 그런 중위의 눈물을 말없이 손등으로 닦아주고 있었다.

이토록 걱정해줘서 정말 고맙소. 그러나 우리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일어섭시다.

한지민은 이희영 손을 잡아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고마운 마음의 표현을 정도로 하고 한지민은 덤덤한 본래의 자세로 되돌아가 있었다. 이희영은 한지민의 이런 태도가 불만이었다.

먼저 부상병과 가족들을 태워라. 그리고 대원들 7 타고 출발!

결사대장 한지민의 음성은 쩌렁쩌렁했다.

다음 헬기엔 생포 간첩, 시신 2, 그리고 우리 대원 전원 탑승한다. 출발!

마지막 헬기가 주둔지에 도착했다. 대대 병력과 특임대와 향토예비군들이 ~! 떠나갈 듯한 요란한 함성과 박수로 한지민 일행을 축하해 주고 있었다. 악산의 묘한 지형과 인질의 목숨이 걸린 어려운 작전을 지혜와 용기로 성공시킨 한지민의 공은 그야말로 수훈갑이었다. 시간까지 군사령관 지휘관들은 돌아가지 않고 자리에서 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만큼 이번 작전은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

채수정

<채학철 장로>

•() 한생명살리기운동 본부     

  본부장·상임이사

전농주사랑교회 은퇴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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