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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한 놈만 패라”가 정책인가? ①
[[제1618호]  2018년 11월  10일]

몇 일전에 끝난 국정감사를 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 분들이 진정 국민을 위해서 한 해 동안의 국정을 진정성 있게 살펴보고 그 중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사례들은 발본색원해서 그 원인, 과정, 그리고 결과를 속 시원하게 평가하고 판단하는 국정감사의 본연의 자세에 입각해서 애쓰는 사람들인지, 아니면 차기 선거에 우세한 입지확보를 위해서 자기 정당들이 정한 자기들 나름대로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폭로전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 노력하는 사람들인지 알 수 없다.

국회 내에서 국회의원이 국정감사나 조사 또는 다른 활동에 직접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하여 질의를 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회의 기능이지만 모 정당의 원내대표가 공식적으로 공표하고 실행하듯 한 놈만 패라는 식의 전 소속 의원들이 각자가 속한 국정감사장에서 집단적으로 하는 한 놈 패기가 다른 나라에서도 허용되며 특히 우리나라 헌정 70년사에서 그런 선례가 있었으며 현행 국회의 규범, 전통 또는 국민적 정서에 맞는지는 알 수 없다. 문제의 발단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지 한 해가 훨씬 지난 이 시점에서도 일자리 창출이 너무나도 부진하다는 질타에서 시작된다. 그 문제제기는 타당하고 적절하다. 그러나 진정 야당이 차기 정권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질타에서 한 걸음 더 나아 갔어야 했지 않은가 생각한다. 사실 지난 70년 헌정사 중에서 60년간의 긴 정권을 장악한 경험이 있는 현 야당으로서는 이 보다 더 좋은 호재가 있을 수 없다고 하겠다. 이번 기회에 현 정부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을 터인데 말이다. 역설적으로 만약에 이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제반 정책분야에서 너무나도 일을 잘하고 있다면 야당은 사실상 다음 선거에 별로 큰 기대를 할 수 없을 런지 모른다. 그러나 야당으로서는 집권 2년도 못 되서 차기 선거에서 국회를 장악할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럴 때에 온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야당은 마치 동네 아이들 간의 패싸움처럼 한 놈만 패기로 전략을 짠 것이다. 이래 가지고서야 어떻게 다음 정권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는가 말이다. 정책간의 차별 없는 정권교체는 현 상황의 악화를 재촉할 수도 있다는 뜻에서 정권교체는 결코 기분으로나 다른 가벼운 이유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우리가 원하는 정책, 정당간의 경쟁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그런데 날이면 날마다 국회에서 나오는 소식은 정책대안이 아니라 한 놈 패주기식이니 정쟁에 염증을 느낀 지 이미 오래된 국민들의 정서나 판단은 전혀 관계치 않는다는 배짱인지도 모른다.

어차피 선거는 정책 경쟁이 아니고 지역구도인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뜻인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아직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어떻게 해서 가능했으며,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폐족이라고 스스로 몸을 낮추고 시골로 내려간 친노계가 어떻게 정권을 다시 잡았는가 말이다. 정치는 누가 생물이라고 말한 것처럼 사실 늘 살아 움직인다. 우리는 여기서 민주주의를 포기하고 다시 전체주의적 악몽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현재 제자리걸음을 거듭하는 우리의 정치를 어떻게 해서든지 한 발짝씩이라도 발전시켜야 할 것이 아닌가? 거기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 그것은 인물대결이나 다른 어떤 대결보다도 정책대결을 통한 다음정권의 선택이야 말로 그 첫 걸음이 아닐 수 없다. 정책적 대결이 아닌 어떠한 다른 대결은 우리의 삶을 단 한 치의 개선을 도모할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우리 정치인들 자신들은 물론이고 그들을 믿고 표를 던진 국민들까지 그 싸움에 휩쓸려 들어가 깊은 상처만 남기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 70년 헌정사에서 잘 보고 듣고 읽어 왔다.

조 창현(전 미국 노스캐롤라니아주립대정치학교수,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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