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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인사가 잘 못 되는 이유①
[[제1641호]  2019년 5월  11일]

 

 

 

지난 몇 주간 동안 우리는 연일 언론을 통해 공공인사에 대한 불만, 비리, 실패에 관한 보도로 눈이 피곤하고 귀가 따가울 지경이었다. 왜 이처럼 정부나 공공기관의 인사문제가 만신창이가 되어 버렸는가. 야당은 현직 대통령의 인사를 좌파독재인사라고 부르기에 이르렀다. 그간 무자격인사, 코드인사라고 비난하다가 이제는 이념적 색깔까지 부각시켜 좌파 독재인사라고 부르기에 이르렀다. 언론의 비판대상이 되는 인사는 공공인사 중에서도 주로 정무직 인사다.

사실 요새 등용되는 인물들을 보면 전에 비해 특별히 나아진 것도 없으나 그렇다고 특별히 더 나빠진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말이 많은가. 그렇다고 비정무직은 형편이 좀 나은가. 새로 정권을 잡은 대통령들이 취임하자마자 제일 먼저 외치는 것이 행정 또는 규제개혁의 필요성이었으나 그 결과는 거의 다 비슷하게 모두 얼마 후에는 직업 관료들에게 백기를 들어버렸다. 왜냐고? 단임제 정권은 5년이라는 짧은 임기동안에 행정개혁을 하려면 그 자체가 몇 년 잘 걸리는 작업인데 언제 행정개혁하고 그 후 남은 임기 동안에 선거 때 약속한 새로운 정책을 펼칠 기간이 늘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정개혁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저 유명한 후버행정개혁위원회(The First and Second Hoover Commissions)도 민주당의 투르만 대통령시절(1945-1952)에 시작해서 공화당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제임시(1953-1960)에 와서야 끝이 난데서 볼 수 있듯이 이 작업이 얼마나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제인가를 반증하는 사실이다. 따라서 언론의 비판이 정무직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다고 직업공무원직 인사에 문제가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사실 언론에서 조용한 것은 그 쪽에 문제가 없어서 라기 보다는 그 쪽 내용을 잘 몰라서 그럴 뿐이다. 최근 모 일간지에서 직업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 역대정부가 외쳐온 규제개혁실패의 주원인이라는 심층조사 기사를 실었는데 이것은 근래에 보기 드문 사례이다. 다시 말하면 대한민국의 약 백오십만 명 공직자(공무원 및 공공기관 직원)중에서 기껏 해봐야 약 천 명가량의 정무직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임원들의 인사를 제외하고는 직업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일반직원들은 이른바 공개채용시험을 거쳐서 임명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인사가 나름대로 잘 되어가겠거니 하고 막연히 생각할 뿐이란 말이다.

지금 우리 공무원들이 응시한 각종 시험내용과 그들이 실제로 임명되어 하는 일과의 관계에는 인사의 핵심적 요소인 적절성(relervance)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지적되어 왔으나 당국자의 귀에는 마이동풍이나 다름없었다. 가장 비근한 예로 순경이라는 경찰조직의 말단직급을 충원하는 시험에 변호사시험의 학과목인 형법이 들어있는 것이다. 이것은 시험문제를 어렵게 해서 충원작업을 쉽게 하려는 의도 이외엔 다른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공무원 직이나 공공기관 직원 직에 진입하려면 치열한 공개경쟁시험을 치르는 것이 가장 공정하다고 믿어 온 많은 사람들에게는 공직의 공개채용 과정과 절차가 적절한지는 잘 몰라도 우선 믿음직은 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지난 조선조 말기까지에 돈으로 벼슬을 샀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고 1945 해방 이후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인사의 고비 고비마다(전보, 승진 등) 이른바 을 썼다니 혹은 금품왔다 갔다했다는 생생한 기억 등이 합쳐서 공개경쟁시험이 아닌 다른 방법에 의한 인사에 대한 일반적 불신이 널리 퍼져있음을 시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


조 창현(전 중앙인사위원장,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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