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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언어의 폭력과 언론의 책임 ②
[[제1646호]  2019년 6월  22일]


따라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언론들이 그 특정 언론을 아끼는 구독자의 구독료와 자유시장 원리에 의한 광고에만 의존하여 존립이 가능하여야 하고 다른 어떠한 직·간접적, 정치적 보조나 지원도 허용되지 않는 사회가 민주주의의 기본을 지키는 사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언론인은 마치 의사나 교사처럼 언론인이 된 것이 그의 자랑스러운 평생의 전문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로 충원되어야 하며, 지금처럼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언론을 정계 또는 경제계 등으로의 진출을 위한 징검다리로 생각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뽑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언론인들은 빈약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선의의 목표와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의 자유언론을 지키는 일을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원래 사람들의 사회적 가치나 행태는 가정, 종교기관(교회 등), 교육기관, 그리고 언론매체를 통해 배워서 자기 것으로 만든다고 정치사회학에서는 말한다. 이렇듯 민주주의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시민의 자질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오랜 세월 배워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우리는 해방 70년이 지난 지금도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 국민의 의무, 권리, 자유, 인권의 존엄성 등의 헌법적 정신이 많이 훼손되고 있음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요즘의 세태를 보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가정교육, 종교적 가르침, 학교와 언론매체에 의한 사회교육이 그 원래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음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우리의 민주시민교육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원인 중 몇 가지는 우리의 몹시 거칠어지고 다급해진 정치권의 지도자들과 그것에 맞춰 춤을 추는 일부 언론기관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째. 그들은 그들의 시인 여부를 떠나서 언어폭력의 유혹에 너무 쉽게 빠져든다. 언어가 이처럼 점점 더 폭력적으로 되어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논리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슈에 대해서 그것과 상관이 없는 상대방의 약점을 폭로하고 자극함으로써 상대방이 상처를 입게 되면 자신의 빈약한 논리만으로는 이길 수없는 사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법이 아직도 많이 통용되는 까닭은 우리 사회, 특히 정치권의 지도자급이 그 이상의 상상력이나 전략이 없기 때문에 마치 우리가 어렸을 때에 동리에서 어린이들이 무엇을 요구하다가 잘 안되면 생떼를 쓴다든지 혹은 잠정적이기는 하나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어려서부터 오랫동안 개인이 가진 불평이나 불만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문화를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말이다. 이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이 전근대사회나 해방 이후에도 우리사회의 많은 문제를 논리나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기보다는 겉으로만 보면 힘이 덜 드는 권위주의적 해결방법(부산 피란 시 딱벌때 동원, 사사오입, 날치기 개헌통과 등)을 선호해온 탓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사회의 모범이 되었어야 할 정치권의 폭력적 언행도 마찬가지다. 특히 분단의 비극이후 남북한 정부는 각각 극우와 극좌의 세력이 집권에 성공하여 줄곧 오랜 기간 동안 집권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협상과 타협을 주장하는 세력을 이른바 위장된 적으로 명명하여 그들의 역할을 처음부터 부정적으로 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극단적 이념을 선택한 나라에서는 중간이나 협상가는 모두 잠재적 배신자라는 누명을 쓰게 만들었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 협상파나 중재자 등의 역할을 존재감없게 만든 원인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조 창현(전 방송위원장, 현대교회 원로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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