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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7호]  2020년 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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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부모는 인생의 멘토다 ②
[[제1661호]  2019년 10월  26일]

여덟 살밖에 되지 않은 나였지만 중학교 2학년이던 형님이 학도병으로 징집되어 간 터라 아버지는 나도 걱정이 되셨는지 서둘러 피난길에 오르셨다. 자전거에 앉으신 아버진 자전거 손잡이 밑기둥에 담요를 대어 안장 삼아 얹고 나를 앉히신 채 고된 길을 떠났다. 논두렁, 밭두렁을 지나 깊은 산 속 영주까지 가던 길 내내 아버지는 나를 돌봐주셨다.

어느덧 영주에 도착해 허름한 여관에서 잠시 여장을 풀 즈음 마침 그곳에 미군 헬리콥터가 착륙했다. 넓디넓은 밭두렁에 요란한 소리와 바람을 일으키는 헬리콥터를 보고는 아이들이 너나없이 그곳으로 몰려들었다. 당시 미군들은 아이들이 보이면 초콜릿이나 과자 같은 것을 나눠주었기에 나 역시 사람들 틈에 끼어 정신없이 구경을 하다가 그만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동서남북이 어딘지 분간되지 않는 상황에서 눈앞이 캄캄해졌다. 유일한 길잡이가 되어준 아버지의 손을 놓쳤다는 생각에 엉엉 울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버지를 찾아 헤매며 울고 또 울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어디선가 국창아! , 이놈아!” 하는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더니 두툼한 손이 나를 팍 안았다.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몇 시간 만에 나를 찾은 것이다. 그때의 반가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버지에게 크게 혼쭐이 났지만 아버지를 찾았단 기쁨과 안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피난길은 험하고 힘들고 두려운 시간이었지만 두툼하면서 따뜻했던 아버지의 손을 가장 오래 잡아본 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아버지가 나의 길이 되어주셨던 기억이 남아 있기에 다시 태백으로 돌아와 바쁜 일상 가운데 놓였어도 아버지는 나에게 늘 따뜻한 존재였다.

1년에 한 번 가장 신나는 날은 아버지와 함께 하는 날이었다. 바로 생일이었는데, 형제들은 1년에 한 번 돌아오는 생일을 손꼽아 기다렸다. 생일이라고 해서 지금처럼 대단한 파티를 하거나 특별한 선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아침밥 한 끼, 아버지의 상에서 겸상하며 밥을 먹는 것뿐인데 그날만큼은 어머니의 밥상 타박도 없었고 오히려 반찬이 풍성한 아버지의 상에서 원 없이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한창 커가는 아들의 입속으로 밥이 연신 들어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셨다. 우리 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생선구이나 찌개와 같은 반찬을 먹는 기쁨이 어찌나 컸던지……. 아버지는 살코기는 모두 아들에게 밀어주시고 당신은 묵묵히 밥만 드시곤 했다. 어머니도 귀빠진 아들에게 고봉밥을 퍼주시곤 맛있게 먹는 아들을 쳐다보시며 안타깝게 웃기도 하셨다. 유년 시절을 지난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가정이 따뜻하다고 느낀 것은 착하고 선한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가 거치셨던 데에 반해 아버지는 이웃이나 친척에게 나누고 베푸는 분으로 완충 역할을 하셨다. 어머니는 때때로 그런 아버지가 못마땅하셨는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월급봉투 얘기를 꺼내시곤 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왜 아무 대꾸도 안 하시는지 궁금했는데,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야 우연히 그 이유를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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