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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사건을 통해 온다 ①
[[제1663호]  2019년 11월  2일]

회장님, 회장님은 인생에서 절호의 찬스가 몇 번이나 있었나요?”

글쎄요, 절호의 찬스 같은 건 없었던 것 같은데.”

이 대목에서 멋진 말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은데 매번 허탕이다. 상대방이 어떤 대답을 원하는지 알지만 동의할 수 없어서다. 흔히 성공학을 이야기하며 기회의 소중함을 많이 언급하곤 한다. 여러 자기계발서를 보면 어떻게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그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말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정말 하늘에서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뚝 떨어진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행운은 선물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기회만 주십시오. 그럼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부분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취직할 기회, 승진할 기회, 결혼할 기회, 돈을 왕창 벌 기회 등등 무엇 무엇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신에게 오지 않았기에 이 모양 이 꼴이란 식으로 한탄한다. 성고의 아이콘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잡은 기회를 부러워하며 자신에게도 그런 기회가 있었다면 잘할 수 있었을 거란 상상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살아보니 기회는 찾는 것이 아니다. 기회는 개개인의 삶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만들어진다. 공중에 기회라는 것이 둥둥 떠다녀서 우리가 그걸 하나씩 붙잡는 게 아니다. 각자가 겪는 인생의 사건들 사이에 여러 가지 상호작용이 일어나면서 기회가 생겨나더란 말이다. 한마디로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 기회다.

탄광촌에서의 삶은 잔잔한 시냇물 같았다. 그곳에 들어온 사람들은 누구랄 것 없이 비슷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는 없어도 탄광촌에 들어오는 순간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은 탄광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가족들은 아버지의 일과에 맞춰 생활했다. 자녀들 중 남자는 아버지나 형님과 같은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고 여자는 그런 남편을 둔 아내로 살아가는, 쳇바퀴 돌아가듯 단조로운 패턴을 보이고 있다.

교육 환경도 탄광촌의 미래를 예견하듯 초고등학교가 딱 한 곳뿐이었고 게다가 하나뿐인 고등학교조차 졸업한 뒤 탄광 취업으로 이어지는 공업고등학교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친구들 사이에서 미래의 꿈이나 진로 계획 같은 건 아예 입 밖에 낼 필요가 없었다. 공업고등학교에 입학해서 광부가 되는 삶, 이것이 불문율 같은 것이었다.

아버지, 저 광업소에 취직했습니다.”

징용에 끌려갔다가 제대 후 고향집으로 돌아온 큰형님마저 광부의 길을 걷기로 햇을 때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까지 이 길을 걸어가야 하는 걸까? 아니다, 아니야. 다른 길이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이 나를 강하게 지배했고 정해진 진로가 아닌 다른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물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지역에 유일한 고등학교인 태백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남몰래 다른 길을 꿈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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