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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훈련 ①
[[제1668호]  2019년 12월  14일]

3년 전쯤엔가, 까마득한 후배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한 매체의 기자가 인터뷰 요청을 해왔다. 그 매체는 사회 각계에 포진한 ROTC 출신 선배를 찾아가 그 사람의 인생을 조명하고 삶의 철학 등을 담는 기관지였다.

선배님, 지금도 경영 일선에서 일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세요?”

보통 다른 매체와 인터뷰를 할 때는 회장이라는 직함을 부르는데, 선배님이라고 불러주니 그 말이 그렇게 푸근하고 좋을 수가 없었다. 인터뷰는 꽤 긴 시간 이어졌는데, 마지막에 후배 기자가 물었다. 오늘날 인정받는 리더가 되기까지 과거의 어떤 경험이 도움이 되었냐는 질문이었다. 나는 1초도 망설임 없이 답을 내놓을 수 있었다.

산골 소년이 오늘날 전자 업계에서 인정받는 CEO가 되기까지는 ROTC로서의 경험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또한 기독교인으로서 은혜를 받은 덕분이기도 하지요.”

돌아보면 나의 리더십이 길러진 건 청소년 시절보다는 대학 시절 장교 경험을 통해서였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 3학년이 되면서 나 역시 군대 문제를 고민했다. 일반적으로 선택하는 군 입대와 학군단 활동을 통한 군 생활 중 어느 쪽이 좋을지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가 복무 기간은 좀 길더라도 학군단이 좋겠다는 판단을 했는데, 아무래도 계속 학교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가장 컸던 것 같다. 게다가 이제 막 학군단이 조직되던 시기였기에 새로운 조직에 대한 호기심과 경험해보고 싶다는 의지도 있었다.

ROTC에 지원하기로 마음먹는다고 다 되는 건 아니었다. 1961년에 시행된 이 제도는 처음엔 학훈단이었고 10년 뒤에 학군단으로 변했는데, 워낙 지원자가 많아서 그들을 대상으로 신체검사와 면접, 필기시험을 거쳐 선발했다. 나는 지역 장학금을 받는 수혜자 입장이라 학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했지만 워낙 공사가 다망하다 보니 어떤 학과는 학점이 잘 나오지 않아 담당 교수님을 찾아가 사정을 해서 성적 관리를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ROTC에 지원하기에는 충분한 성적이라 당당히 지원을 했고, 필기시험과 면접을 통과해 합격할 수 있었다.

대학 3학년이 되자 제복을 입고 캠퍼스를 누볐다. 과연 제복을 입었을 때의 마음가짐은 이전과 달랐다. 제복이 주는 무게랄까, 군인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지키면서 학교생활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도 특별했다. 이 제도가 소위로 임관하기 위한 예비 과정인 만큼 장교로서 갖춰야 할 능력과 자질, 리더십을 기르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 막연하게나마 인간관계, 사람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 이론과 함께 훈련을 통한 실질적 리더십을 배울 수 있었다. 리더십의 진정한 의미는 스스로가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최근 각계각층에서 리더십이 얼마나 회자되고 있는가. 초등학생, 아니 더 어린 아이들에게 리더십을 키워줘야 한다며 학습을 시키고 캠프를 보내는 등 난리법석이다. 그런 면에서 학군단으로 활동하던 시간은 진정한 리더십을 훈련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조국을 수호하고 민족 번영을 위해 젊음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책임자로서의 올바른 가치관을 연마해나가겠다는 자세는 나를 알아가고 만들어가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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