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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12지파의 왕이 된 다윗
[[제1596호]  2018년 5월  26일]

유다 지파 출신의 인물 다윗이 이스라엘 12지파 전체의 왕이 되었을 때, 그의 최우선 과제는 분열된 지파 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하나로 통합하는 일이었다. 애당초 그는 이스라엘 12지파 모두의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블레셋의 공격이라는 위기상황이 그를 왕좌에 앉게 한 것이었다. 그런 사실을 다윗은 잘 알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 사울이 블레셋과 전투에서 패배하고 전사한 후, 휘하의 장수들은 사울 왕의 아들 이스보셋을 옹위하여 사울 왕가의 뒤를 잇게 했다. 한편 전란의 와중에 유다 지파는 독자적으로 그들의 왕을 따로 세웠다. (유다 지파 안에는 시므온 지파가 포함되어 있다. 시므온 지파는 유다 지파에게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밀려오는 블레셋의 진격 앞에서 유다 지파는 자구책으로 그 지파의 영웅 다윗을 왕으로 세운 것이다. 사울 왕가의 뒤를 이은 이스보셋이 왕위에 있는 상황에서, 유다 지파는 단독으로 자기들의 왕을 따로 세운 것이다. 유다 지파의 독자적인 행동이 이스라엘의 단합을 깨뜨린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사울 왕가의 법통을 인정하는 10지파와 다윗을 왕으로 세운 유다 지파 사이가 원만할 수는 없었다. 이들 사이는 적대관계가 되었고, 전투까지 벌어지는 관계로 악화되었다. (삼상 3:1) 블레셋이라는 공동의 적을 앞에 두고, 이스라엘이 적전분열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 7년 반이나 계속되었다.

그런데 사울 왕의 뒤를 이은 이스보셋이 문제였다. 그는 블레셋의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너무도 무력하고 무능한 왕이었다. 지도력이 없던 왕에게 희망을 둘 수 없었던 주변 인물들은 군사령관을 포함해서 왕을 버리고 떠나갔고, 끝까지 왕의 곁을 지키던 두 장수가 이스보셋의 목을 베어 다윗에게 바치는 최악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삼상 3-4) 왕이 휘하 장수들에게 시해당하고, 블레셋의 위협은 조여 오는 비상사태에서, 10지파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밖에 없었다. 이스라엘 10지파 장로들은 황급히 다윗이 있는 헤브론으로 달려가 다윗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그들의 왕이 되어 달라고 간청했다. 그들은 다윗의 머리에 기름을 붓고 그를 왕으로 세웠다. (삼상 5:3)

이런 우여곡절 끝에 이스라엘 12지파 전체의 왕이 된 다윗에게는, 둘로 갈라졌던 이스라엘의 분열을 봉합하고 하나로 통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었다. 다윗은 제일 먼저 새로운 수도를 정해야 했다. 그가 유다 지파의 왕으로 군림했던 헤브론은 다른 지파 사람들이 보았을 때는 너무도 ‘유다 지파적인’ 도성이었다. 다윗은 어느 지파에도 치우치지 않는 가급적 중립적인 곳을 수도로 정하려고 했다. 그러나 한편 유다 지파 지역을 벗어나서 수도를 정하는 것도 현명한 일은 못되었다. 다윗은 그의 ‘정치적 기반’이 유다 지파라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았다. 다윗은 지리적으로 유다 지파 지역 안에 있으면서도, ‘유다 지파적’ 색채가 덜 나는 도성을 물색했다. 그때 다윗의 머리에 떠오른 곳이 예루살렘이었다. 예루살렘은 유다 지파 안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아직 완전한 유다 지파의 도성이 아니었다. 그때까지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정복하지 못한 도성이었고, 원주민 여부스 족들이 여전히 그대로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루살렘은 다윗 왕이 찾고 있던 바로 그런 도성이었다.

박준서 목사

<연세대 구약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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