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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우리는 왜 침묵하는가?
[[제1587호]  2018년 3월  24일]


명성교회 세습 논란이 서너 달째 접어들고 있지만 교계 언론은 물론 교단 지도자들의 입장이 없다. 그 밖의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작은 소리를 낼 뿐 여전히 논란의 주체들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감히 누가 우리를!’이라는 생각으로 버티려는 것처럼 보인다.

교단을 경영하고 언론사를 운영함에 있어 대형교회의 지원이 절대적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정치적으로 그들 편에 서는 것이 적어도 밥 먹고 사는 일에 지장 받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이고 이기적이며 너무도 비겁한 판단이 작동해서일지도 모른다. 지금 세습을 준비하는 교회에서 이 세습 논란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싶어 조용히 웃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근거 없는 소문은 아닌 것 같다.

침묵의 이유는 한마디로, 이 세습논란에 가담하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는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임이 확실한 것 같다. 그리고 그 판단의 근저에는 돈의 문제와 정치적 권력의 힘이 고려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가 예수를 따르는 이유가 무엇인가? 예수님은 인간의 탐욕과 진리 사이에서 저항하시다 죽임을 당하신 분이다. 예수께서는 끊임없이 욕망하는 인간의 탐심을 보시며 얼마나 탄식하셨던가? 예루살렘 교회의 바리새인들과 성전을 독점하며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제사장들의 종교권력에 대하여 저항하심으로 로마에 고소를 당하신 것이 십자가 사건의 결정적 이유다. 예루살렘을 보시며 눈물을 흘리시던 예수께서 오늘의 한국교회를 바라보시며 흘리시는 그 절망의 눈물을 보아야 한다. 돈이면 모든 것이 무죄라는 생각만으로 세리의 길을 걸었던 삭개오에게 예수님은 돌아설 것을 요청하셨다. 구원을 위한 조건이 율법이나 돈에 있지 않으며 오직 나눔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옳다고 말씀하신 분이 예수시다.

기득권에 저항하고 종교권력에 대하여 책망하신 예수께서 세습 논란 속에 침묵하는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을 보시며 무슨 말씀을 하실까? 그 알량한 논리로 세습을 강행하던 자들과 그들이 가진 돈과 힘에 의하여 침묵하고 혹은 적극적으로 부역하는 자들을 바라보시면서 무슨 말씀을 하실까? 지금 여기서 침묵은 정도(正道)가 아니라 죄다. 그것은 세습을 묵시적으로 동의하는 것과 같은 중대한 죄다.

한국교회의 세습에 대하여 오랫동안 논란이 있어 왔지만, 지금의 세습 문제와 논란은 교회사적 사건이다. 우리 교단에 세습방지법이 만들어지고 나서 세습은 더 이상 한국교회에서 용납될 수 없다는 총회의 법을, 한 대형교회가 돈과 힘으로 무시했고 그에게 모두가 굴종한 작금의 사태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 역사는 예수께서 가르쳐주신 하나님 나라의 원칙과도 결코 맞지 않는 이단적이며 우상숭배의 전형임을 역사는 잊지 않을 것이다.

유해근 목사<()몽골울란바토르 문화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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