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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기독교가 유교 사회에 알려준 것
[[제1588호]  2018년 3월  31일]

1. 유교의 일원론과 기독교의 이원론

최근 종교사회학자의 학술 발표를 들은 일이 있다. 그는 근대와 근대 이후를 구분하면서 사람들이 종교를 가지는 이유가 근대 물질주의 시대에서는축복, 근대 이후 탈물질주의 시대에서는의미 있다고 보았다. 언뜻 보면 상당히 대조적인 이유들로 보인다. 그러나축복의미 구조는 같다.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이다. 종교란 신이 중심이 되는 것이다. 나를 내가 섬기는 신에 맞추며 복종하는 것이다. 그런데 종교를 가지는 이유가내게복을 준다거나내게의미를 준다는 있으면 그것은 분명중심이 아니라인간중심임에 틀림없다.

조선의 유학자들이 기독교를 접하면서 거기 유교와 다른 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창조론은 이들 눈에 참으로 낯설었다. 후일의 얘기이지만, 가령 동학의인내천, 사람이 하늘이라고까지 주장하는 동양의 일원론적 사고와 전통에서, 신과 인간은 전혀 다른 이원적 존재임을 말하는 기독교는 전에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관이었다. 신은 창조주이며 사람을 포함한 우주 만상은 피조물이고, 사람은 창조주의 뜻대로 살아야 하며, 창조주가 직접 세상을 섭리하신다는 기독교의 세계관은 유교와 동양적 사고에는 없는 것이었다.

 

2. 하나님과 타자의 문제

실제로 유교의 가르침이 삼강오륜에 집약되어 있다고 보면, 유교는 결국 다섯 가지 관계에서의 평안과 행복을 얘기하고 있다. 삼강의 부위자강, 부위부강, 군위신강과 오륜의 부자유친, 부부유별, 군신유의, 장유유서, 붕우유신이다. 부자, 부부, 군신, 장유, 붕우, 다섯 가지 관계에서 평안이 있으면 그것이 행복과 구원이라는 것이 유교의 정신이다. 다섯 인간관계들은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되어 있다. 내가 부모이면 내가 마주하는 상대는 자식이다. 내가 신하이면 내가 상대하는 사람은 임금이다. 다른 관계들도 마찬가지이다.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된 이들 사이에 평안이 행복과 구원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는 전혀 다른 말을 한다. 기독교에서는 인간관계에서의 도리는 하나님의 명령으로 주어진다. 인간관계에서의 죄악은 하나님 명령에 대한 불복종으로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이다. 유교에는 없는 하나님이 기독교에 있다. 가지 있다.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되지 않은이웃, 타자 기독교에는 있다. 이웃을 몸과 같이 사랑하라 것이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첫째 계명과 같은 지위에 있다고 예수는 말씀한다.

그런데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하는 이웃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는원수를 사랑하라 명령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원수는 대개 가까이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서상 원수는 세상에서 나와 가장 거리에 있는 존재이다. 나와 가장 거리에 있는 원수를 몸과 같이 사랑하면, 원수보다는 가까이에 다른 이들은 저절로 사랑하게 되지 않겠는가.

류금주 목사

<(총회인준)서울장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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