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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교육자로서 대광과 더불어 함께한 이창로 장로 (47) – 여행기
[[제1596호]  2018년 5월  26일]


“한 달 동안의 여행을 보람되게 해주세요"

9 20 () 흐림

새벽 3 30분 잠에서 깨다. 다시 잠을 청해 보았지만 헛수고였다.

일어나 오늘의 말씀으로 우찌무라 선생의 일일일생(一生)과 토마스 아 켐퍼스의그리스도를 본받아’ 두 장을 읽고 나서 여행 떠날 준비를 하다. 그간에 틈을 보아 적어오던 나의 회고록의 일부를 은성이에게 부탁하여 원고에 옮겨 쓰도록 챙겨 놓았다.

아침 일찍 영선 교수가 여행 떠나는 우리에게 인사차 들려주었다.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 7 30분경 영문이가 차를 갖고 와서 공항까지 배웅해 주었다. 두 형제가 부모들에게 마음을 써 주는 것이 고마웠다. 공항에는 이미 순실 이모가 와 있었다. 작년에는 딸 정순이를 동행케 했는데 금년에는 처제 순실 권사가 동행하게 되어 처제는 물론 아내도 무척 좋아하는 모습이다.

서북항공(Northwest)기로 디트로이트(Detroit) 경유 워싱턴(Washington D.C.)으로 가는 비행기가 정시보다 약 30분 늦게 김포공항을 이륙하다. 이번이 몇 번째의 해외여행이 되는지 그간 많은 여행을 해 보았지만 이제는 내 나이로 보아 마지막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니 좀 서운한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처음 해외여행을 하게 되는 처제가 열심히 창가에 앉아 지상을 내려다보는 모습을 보니 동행하게 한 것이 잘했다는 느낌도 가져본다.

이번 미국 여행은 미국에서 사는 세 자녀의 가정을 방문하는 것이다. 특별히 지난 6월에 보스턴(Boston) 한인장로교회에 담임목사로 취임한 영길 목사 가정을 방문하여 목회 모습과 형편을 보고 오자는 데 목적이 있다고나 할까. 며느리 성혜로부터 얼마 전 목회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잘 하고 있다는 자세한 편지는 받았지만 직접 우리 눈으로 확인해 보자는 마음도 간절하다. 더욱이 아내는 말로 나타내지 않지만 속으로는 대단히 그리워하지 않는가 생각도 해 본다.

결혼 후 미국에 가서 의사 수련을 하기 위해 떠났으나 신학공부로 방향을 바꾸어 목사가 되기까지 거의 10년이 되는 오늘까지 나와 나의 아내의 기도 제목은 한결같이 훌륭한 목사가 되어 많은 심령을 구원하여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하는 것이었다.

본인 되는 영길 목사와 며느리 성혜는 어떠했을까. 공부하기에, 살림살이하기에 고달팠으리라 짐작해 본다. 의사 아내가 될 줄 알고 결혼하여 가정을 이룬 성혜가 잘 순종해 가면서 오늘까지 지내 왔다는 일에 대해서는 늘 감사하는 마음을 금치 못한다. 목사 부인으로서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살아 보고자 노력하는 그 마음이 꼭 천사만 같아 보이곤 한다.

이번 한 달 예정한 우리 여행이 영길 목사 가정을 위시해서 현순 가정과 영철 장로 가정을 방문하여 그들의 생활 형편 특히 교회 봉사하는 가정의 생활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고자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번 여행이 그런 의미에서 보람되기를 기원해 마지않는다.

비행기 좌석에 빈자리가 많아 다행이었다. 아내가 평안히 누워 갈 수 있게 되었고, 처제도 처음 비행기 여행인데 평안히 자리잡고 가게 되어 다행이다. N.W.여서 주로 미국 사람이 많이 이용해 질서있고 조용해서 좋다. 미국으로 입양 가는 어린 아기들이 5, 6명 있어 울음소리가 들리기는 하였지만 지금도 수는 적지만 계속 입양으로 외국에 보내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경제생활이 전보다 월등 나아졌다지만 이런 어린아이들을 외국에 보낸다는 것은 아직 우리에게는 사랑과 봉사 정신이 그만큼 부족한 탓 아닌가. 부끄러운 일이다. 빨리 입양 아이들을 우리 가정에서 받아 내 아이처럼 키우는 가정이 많아지기를 마음으로 기원해 본다.

이번 여행에 또 하나 부수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미국에서의 현대적인 교육시설을 가진 초고교의 교육기관을 살펴보는 일이다. 대광학교에서 벌써부터 학교 이전을 생각하고 현 교지를 팔고 시내 변두리 지역에 교지를 마련하여 현대적인 학교시설을 해 줄 수 있는 기업체를 알아보는 중이었는데 3, 4개월 전부터 삼성건설과 협의를 진행하여 합의서까지 교환하였는데 아직 삼성에서는 기지를 구하는 일이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되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현대적인 학교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선진국 특히 일본이나 미국 같은 학교시설을 많이 보고 설계 자료로 삼아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다니게 되는 워싱턴이나, 보스턴이나, 시카고(Chicago) L.A. 등지는 미국의 대표적인 도시도 되고, 교육, 문화 등이 다른 곳보다 나은 곳으로 생각되므로 많은 참고자료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를 걸어 본다.

 

9 20 () 맑음

미국에서의 첫날. 오늘도 9 20일이어서 하루를 얻은 셈이다. 서울에서 경유지 디트로이트까지는 약 14시간 소요했다. 이 공항은 서북항공(N.W. Airline)의 본거지가 되어 있어 이곳을 중심으로 미국 국내에 거미줄처럼 항공로가 개통되어 있다.

지방간을 내왕하는 작은 비행기를 갈아타고 워싱턴 디씨(Washington D.C.)의 내서널 에어포트(National Airport)에 도착한 것은 13:30. 반가운 얼굴로 딸 현순이와 사위 윤삼 박사가 마중하여 주었다. 자동차 많은 나라이지만 공항에서 집까지 별로 막히는 일 없이 기분 좋게 드라이브하면서 베데스다 매킨리 가(Bethesda, Mackinley St.)에 자리잡은 아담한 집에 들어서다. 올 적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공원 속에 파묻혀 있는 조용한 집이어서 쉬고 가기 좋은 집이다. 현순이는 혈육이어서 그렇지만 사위 장 박사는 항상 웃는 낯에 부드러움을 느끼게 하는 봉사를 좋아하는 장년신사다. 물리학 박사지만 별로 뽐낼 줄도 모르고 평범하면서도 자상한 성품을 지니고 있다. 교회봉사에는 모든 것을 희생하고 일하는 일꾼.

몇 년 전부터 대광 출신 김원기 목사와 같이 개척한 초교파적인 펠로십(Fellowship) 교회가 잘 성장하여 지금은 천여 명의 교인들이 선교단 선교방식의 예배순서를 가지면서 교인들의 신앙 향상과 친목을 도모하는 아름다운 신앙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그 모임의 중심역할을 사위가 담임목사를 보좌하며 교회를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이러한 은사에 감사할 따름이다.

긴 여행을 하고 이곳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비교적 건강하다. 염려했던 아내도 별로 어려움 없는 것 같고 처음 긴 여행을 하는 처제도 웃는 낯과 상냥한 말씨로 분위기가 아주 좋다. 딸 현순이는 건강에는 별 지장이 없는 것 같지만 살이 오르지 못하고 마른 편의 스타일로 늘 우리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어 고맙기 그지없다. 두 자녀 중 딸 영주는 뉴욕에서 의과대학 공부를 하고 있고 아들 영민이는 조부모가 거주하는 애틀랜타(Atlanta)의 대학가에 가서 기숙사에 머물면서 공부하고 있다. 영민의 조부되시는 장병건 박사는 연로한 관계로 의사직에서 은퇴하고 있지만 계속 건강하셔서 테니스와 조깅과 자동차 운전 등으로 여생을 취미생활하면서 즐겁게 지내시는 모양이다.

부족한 잠을 채워버리려고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어가다.

“하나님! 저희 일행을 이곳까지 평안히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니 감사합니다. 한 달 동안의 저희들의 여행을 즐겁고 보람 있게 해 주시고 만나는 사람마다 반가운 얼굴로 주님의 사랑을 나누게 하옵소서. 무엇보다도 이곳 미국에 있는 세 가정에 은총으로 같이 해주셔서 주님을 잘 봉사하는 평화롭고 사랑이 넘쳐흐르는 가정이 되게 하옵소서. 아멘.”

      <이창로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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