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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우리는 사각지대에 있다
[[제1600호]  2018년 6월  30일]


사각지대(死角地帶)라는 말이 있다. 관심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구역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이쪽저쪽 모두에서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절대적 빈곤과 무관심의 상황 앞에 처한 경우다. 우리 몽골학교와 나섬 어린이집이 꼭 그런 경우다. 다문화라는 범주는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주민과 한국인 사이의 새로운 가족 형태를 말한다. 이는 물론 한국 가정이며 그 안에서 출생한 자녀도 한국 국적을 가진 우리의 아이들이다. 그러므로 다문화라는 표현은 또 다른 의미의 인권 문제를 가진 차별적 표현이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다문화라는 말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안에 다문화가 아닌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전라도와 경상도 사람이 만나 결혼했다면 그것도 다문화 가정이 아니던가! 어느 가정이나 음식과 방언과 문화적 배경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한 가정을 이루게 됨으로 다문화라는 말을 굳이 사용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법에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규정이 있고 이것은 오히려 한국인 가정과 역차별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상당히 많은 예산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지나친 편파다.

우리는 1999년부터 몽골학교를 운영해 오고 있지만 우리 정부나 교육청으로부터 공식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다. 몽골학교는 외국인학교이기 때문이다. 다문화학교가 아닌 외국인이라는 현실이 만든 사각지대다. 나섬어린이집도 마찬가지다. 이 어린이집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몽골 아이들을 비롯한 외국인 자녀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데 이 또한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러다 얼마 전 어린이집이 임대하여 사용하던 작은 빌라를 주인이 매각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우리는 지금 진퇴양난의 한계 앞에 봉착했다. 가난한 이주민의 아이들을 위한 보육을 하면서 정말 숱한 고생을 하며 여기까지 왔건만 이제는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절벽 끝에 서 있는 느낌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필자는 요즘 나섬이야말로 우리나라의 완전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사각지대에 살고 있다. 누구의 지원도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고 버려진 돌처럼 내동댕이쳐진 그런 사각지대의 사역 공동체다. 몽골학교든 나섬어린이집이든 외국인 근로자 사역이든 모든 것이 그렇다. 우리나라 정부나 지자체로부터는 물론이고 교회로부터도 버려진 존재다. 경계를 벗어난 열외의 사역은 고단함은 물론이고 아프고 외롭다. 그러나 또한 자유와 은혜를 느끼기도 한다. 그것은 광야의 나그네인 히브리 백성들이 누렸을 그런 은혜다. 이제는 정말 하늘의 만나와 메추라기의 기적밖에는 기대할 곳이 없다. 그분이 주시는 은혜의 기적밖에는 이 사각지대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유해근 목사<()몽골울란바토르 문화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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