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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예수의 영성은 변방성이다
[[제1609호]  2018년 9월  8일]


신영복 선생은, 역사는 열등감 없는 변방성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그리고 그 예로 예수의 영성을 말하였다. 예수가 바로 열등감 없는 변방성의 소유자였다는 것이다. 신 선생의 통찰력이 옳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 번 그 변방성에 대하여 생각했다. 모두가 예루살렘 교회의 주인공이 되려는 꿈을 꾼다. 그리고 그 예루살렘 교회의 담임이 되어 엄청난 교회 권력을 소유하기 위하여 달려간다.

예루살렘에는 성전이 있고 그 성전은 서기관과 제사장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예루살렘 성전은 오래전부터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유대인들의 제사를 위하여 양과 염소, 비둘기 같은 제사물들이 즐비했으며 그 제물을 사기 위하여 돈을 환전하려는 환전상과 장사꾼들이 뒤엉켜 한바탕 장이 서곤 하였다. 유월절을 앞두고 예루살렘에 들어가셨던 예수께서도 그 모습을 보셨다. 예수께서는 당장 치우라며 분노의 채찍질을 하셨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면서 어찌 아버지의 집을 장사꾼의 소굴로 만드느냐며 상을 뒤엎어 버리셨다. 그 장날은 사실 대제사장과 제사장들의 이해관계가 있는 잔칫날이었다. 예수는 그 사실을 모르셨을까? 아니다. 예수는 그날 예루살렘 성전에 일부러 올라가시며 뒤엎어버리신 것이다. 대제사장의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이미 알고 계셨지만 예수는 굳이 그 함정 속으로 스스로 입장하신 것이다. 그리고 예수는 깨끗하게 십자가에 달리셨다. 예수를 죽인 것은 로마가 아니라 예루살렘 성전의 교회 권력을 가진 자들이었다. 예루살렘의 권력을 지배하고 그 권력을 세습하려는 위선의 종교가 예수를 죽였다. 큰 목사님의 심기를 건드리면 살아남지 못하는 오늘 한국교회에서 예수는 다시 상을 엎어버리신다. 예수는 그의 제자들에게 예루살렘 교회의 권력과 힘을 거부하고 무시하라고 죽더라도 소리를 지르라고 말씀하신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영성은 오직 예루살렘의 죽은 영성이 아니라 갈릴리의 살아있는 영성이다. 역사는 그렇게 변방에서 중심부로 이동하면서 세상을 바꾸고 죽어가는 것에 희망을 준다. 갈릴리 예수의 영성은 변방에서 나온 것이다. 광야의 살아있는 영성과도 일치하는 그 변방성이 예수의 영성이다. 비주류로 살아감에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 자발적 가난과 고난을 즐기는 영성이어야 한다. 나는 지금 그 변방성을 생각하며 갈릴리 예수의 삶을 회고한다. 그것이 내가 찾고픈 영성이다. 나는 다시 갈릴리 역사 속에서 다가오시는 살아있는 예수의 영성을 찾아간다.

예수는 예루살렘에 있지 않고 갈릴리에 계셨다. 오늘날 갈릴리 변방의 예수의 영성이 없어서 우리는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려는 이들이 많아지면 예수는 거기에 계시지 않았다. 지금은 갈릴리 예수의 영성을 회복하고 다시 돌아와야 할 때다.

유해근 목사<()몽골울란바토르 문화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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