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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택하신 하나님의 섭리 (65)
[[제1205호]  2009년 11월  14일]

1886년의 12월

 

선교지를 떠나기로 결심한 알렌은 어수선했던 마음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었다. 누구보다도 먼저 선교지에 들어와 왕실의 신임을 받으며 사역했던 지난 시간들을 뒤로 하고 선교지를 떠난다는 것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모두가 답답해하면서 얼굴을 붉히고, 또 서로 상처를 주면서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알렌은 자신이 선교지를 떠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필연적인 선택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자신이 선교지를 떠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이 일로 인해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또한 자신이 언제쯤 선교지를 떠날 생각인지 1886년 12월 29일 선교본부로 보낸 마지막 서신에 구체적으로 언급하였다.


“내년 가을에 이곳을 떠날 생각입니다. 박사님은 저의 선택이 현명한 것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사람들과 계속해서 지내는 것은 지극히 무모한 일이며, 두 사람 모두를 떠나게 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 될 것입니다. 그들의 행동은 저의 한계를 넘어섰고 더 많은 시간이 선교사역보다는 그들에게 할애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헤론 의사는 병원에서 저를 매우 불쾌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박사님으로부터 그가 제게 편지를 보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가 저에게 보낸 모든 편지들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박사님이 그 편지들의 내용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 이상, 그 편지들로 인해 박사님을 힘들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을 즈음 알렌은 성탄을 맞이했다. 성탄을 앞두고 언더우드가 바쁜 시간을 보내자 알렌의 부인이 고아원을 찾아가 언더우드를 대신하여 아이들을 가르쳤고, 엘러스 역시 병원 업무가 없는 날에는 고아원에 찾아가 아이들을 가르쳤다. 알렌의 부인과 엘러스는 고아원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이 아이들에게 행복한 성탄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의견을 언더우드에게 전했고, 알렌은 부인은 사탕 주머니와 과일 주머니를 손수 만들어 주기도 하였다.

표면적으로는 서로에게 좋은 친구로, 동역자로 새롭게 관계를 회복하는 듯하였지만 한 번 상처가 난 마음은 쉽게 아물지 못하고 있었다. 알렌은 자신의 아이의 세례문제로 인해 언더우드가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긴다고 느끼고 있었다.


알렌은 “물론 제 아이의 세례를 그에게 부탁하지 않은 관계로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에 제가 그를 존경하는 목사님으로 부르며 상의를 하러 갔을 때, 오히려 저를 힘들게 했던 그에게 어떻게 제 아이의 세례를 부탁할 수 있었겠습니까” 하면서 여전히 서로에게 적잖은 거리감을 가지고 있음을 말하였다.


이응삼 목사<총회 순교자기념선교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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