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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돈 이야기 42
[[제1310호]  2012년 2월  25일]

4. 대학설립의 소명 ⑦

 

<4> 죽어가며 세운 대전대학

 

인돈에게는 이 교회 분열을 바로잡는 일도 중요했지만 자기가 수고해서 세워놓은 대학 일은 자기가 직접 해야 할 더 중요한 일이었다. 그는 그 때 자신이 몸담고 있는 대학의 시설 확충을 위해 동분서주하였다. 1960년 1월 18일 전주에서 모인 임시위원회에서 대학 행정관 완공, 도서관 및 행정관 시설, 도서관 도서 확보, 식당 및 학생회관, 과학 기자재와 대학 매점, 교수 사택, 기숙사, 체육관, 일반 대학 기자재 등 다양한 것들을 선교부에 요구하였다. 그뿐 아니라 그는 1960년 2월 2일 순천의 한 모임에서 소소한 기증 물품들의 세목(small gift items)을 만들어 미국의 기증자들에게 도움을 구하기로 하였다. 그 때 품목들은 다음과 같다(괄호 안은 예정 금액; 단위는 불). 도서관 장비 (250), 한글 타자기 (200), 마이크로필름 리더 (300), 운동기구 (275), 영사기 (600), 스크린 (50) 등이다.

 

당시 기독학관 1기생이며 1959년부터 대학 교무처 직원으로 있었던 최영철(오정교회 장로) 씨에 의하면 인돈은 시계처럼 출근이 정확했던 분이였다고 한다. 학교 뒷산에 리키테다 소나무를 심고 생활이 어려운 학생에게 관리하도록 근로 장학금을 주고 있었는데 인돈은 집에서 나오면 반드시 이 소나무 밭을 돌든지 농장을 한 바퀴 돌고 학교에 출근했는데 그 시간이 하루도 안 틀리고 아침 8시였다고 한다. 재임 기간 중 강의실 완공 후 도서관과 행정관을 짓고 있었는데 작업복을 입고 지팡이를 짚고 공사장을 둘러보며 공대 졸업생답게 여기저기를 지팡이로 찔러보며 골재를 제대로 써서 건축하고 있는지 검사했다고 한다. 지금도 칠판에 분필로 쓴 인돈의 자필 글이 사진으로 남아 있는데 그곳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씌어 있다.

 

대전대학의 강조점

1. 수업은 정시에 시작할 것

2. 수업은 정시에 끝낼 것

3. 모든 학생에게 매일 숙제를 내줄 것

4. 교수와 학생은 결강하지 말 것

5. 기독교 분위기를 유지할 것

 

3·15 부정선거, 대통령 하야 등의 사건이 이어지던 1960년에는 반정부 시위가 자주 일어났으며 그 당시의 이 규정은 혁명적인 것이었다.

개교 일년 째를 돌아보며 인사례 부인이 1960년 4월 7일에 쓴 편지를 보면 그 때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벌써 봄이 되고 우리 대학은 새 학기를 맞았습니다. 신입생들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적지만 학생들의 질은 높으며 점차 인원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남녀 합해서 18명이지만(실제 4년 후 졸업한 학생 수는 25명) 기숙사에 방을 추가해야 합니다. 여학생들을 위해서는 아주 유능한 사감을 갖게 된 것이 다행입니다. 그녀는 교회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김지옥)입니다. 새로 치장한 도서관은 거의 완성 단계이고 이제는 새 행정관을 짓는 중에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은 가까운 마을에 전도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교회에 큰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전에 제가 말씀드렸던 잘 나가던 시골 교회를 기억하지요? 마을에서 반대가 심해서 때로는 다른 지역을 개척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많이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근에 이 마을로 이주해 온 경험 있는 전도사를 고용했습니다. 그녀가 온 수 주일 동안 오륙 명의 어른들이 예수를 영접했으며 몇 사람들이 더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분들이 얼마나 우상과 미신을 섬겨왔던가 하는 것을 안다면, 여러분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것도 생각할 것입니다.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할 수 있느니라.” 전도사가 세 들어 사는 집에서 모든 우상을 다 불태워 버렸답니다. 이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시지요?

 

한국교회의 분열 때문에 걱정하실 줄 압니다. 제가 깊이 알 수 없어 현재의 상황을 잘 알려 드릴 수 없습니다. 이 문제는 너무 복잡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에 동참해 주십시오. 하나님의 모든 분별력과 지각력은 뛰어나십니다. 그 뜻이 이루어져서 의견 차와 오해를 없애고 결국 선한 결과가 오기를 빕니다.

 

인사례 부인은 3·15 부정선거라든가, 4·19 혁명이라든가, 학생들의 반정부 데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전 대학생들도 반정부 시위로 시가행렬을 하고 구형무소 근처까지 나갔기 때문에 인돈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한국 장로교 분열의 조정위원, 도서관 행정관의 고된 감독, 모금활동, 또 한국 정치현황의 소용돌이 등이 여러 차례 수술을 한 그에게 많은 정신적 압박을 주었다. 그는 새 학기부터 다시 건강이 좋지 않은 징조를 깨달았으나 나타내지 않고 진행 중인 건물 완성에 진력하고 있었다.

 

그러나 건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960년 6월 9일 그는 전주에서 열린 선교회 연차대회에서 대전대학 학장직을 사직했다. 따라서 6월 15일(수요일) 저녁 모임(오후 8:30)에서 대전대학교 이사회의 보고를 받고 타요한을 3년 만기의 학장으로 임명하여 재단 법인으로 하여금 문교부에 학장 명의 변경을 하도록 결의하고 인돈 학장을 명예 학장으로 추대하기를 건의하기에 이르렀다.

 

“건강이 나쁘며, 너무 힘들어 절망적인 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인돈은 대전대학을 설립하여 현재의 성공적인 열매를 가져오기까지 지대한 공헌을 하였습니다. 이에 이사회는 이를 인정하고 감사하며 윌리암 올더만 린턴이 학장직을 사임함에 있어 그를 이 대학의 명예학장으로 추대하기를 추천합니다”라는 것이 그 건의문이었다.

 

오승재 장로<한남대 명예교수·오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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