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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아버지<남편?
[[제1366호]  2013년 5월  11일]

“아빠, 딸은 믿을 게 못 되는 거 같아요.”

“뜬금없이 무슨 말이니?”

“라헬과 레아가 한 말을 보면 그런 느낌이 들어요.”

“라헬과 레아가 뭘 어쨌기에?”

“자기 남편 야곱이 장인인 라반의 집에서 나가자고 했을 때 자기 아버지 라반에 대하여 한 말이 ‘우리가 우리 아버지 집에서 무슨 분깃이나 유산이 있으리요. 아버지가 우리를 팔고 우리 돈을 다 먹어 버렸으니 아버지가 우리를 외국인처럼 여기는 것이 아닌가?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에게서 취하여 가신 재물들은 우리와 우리 자식의 것이니 이제 하나님이 당신에게 이르신 일을 다 준행하라’ 하였잖아요? 그들이 몇 살 때 야곱에게 시집 왔는지 모르지만 시집가기 전까지는 어찌 됐건 아버지 라반 밑에서 보호 받고 필요한 것 공급 받으며 살았을 터인데, 이렇게 배신하고 전적으로 남편인 야곱 편만 들수 있어요? 딸들은 시집가면 ‘출가외인’된다는 말처럼 정말 그렇게 되는가 봐요?

“그렇게 간단히 말할 순 없지.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하신 말씀을, 야곱은 자기 아내들에게 했고, 라헬과 레아는 자기 남편이 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것이니까 문제가 다르지. 만약 하나님의 말씀이 없이 야곱이 자기 생각을 말했는데 자기 아버지를 비난하고 그럴 리는 없었을 거 같은데.”

“그럴까요? 저는 여자는 시집을 가면 그때부턴 아버지보다 남편을 무조건 더 지지하고 따르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라반이 야곱에게 큰딸 레아를 시집보내고 1주일 후에 작은딸 라헬도 야곱에게 시집보냈지 않느냐?”

“그렇지요.” “그 때 야곱을 14년이나 종처럼 부려 먹는 조건을 내걸었거든. 그래서 ‘아버지가 우리를 팔고’라고 한 것이고, 라반이 사위인 야곱에게 품삯을 10번이나 변경하며 억울하게 했는데 그것을 보고 ‘우리 돈을 다 먹어 버렸다’고 하였지. 라헬이나 레아나 그런 자기 친정아버지의 인색함과 변덕에 마음이 상했던 것이지. 그런 아버지가 절대로 그 유산을 나누어줄 것 같지 않아서 ‘우리가 우리 아버지 집에서 무슨 분깃이나 유산이 있으리요?’하고 말한 것이야. 자기 아버지 라반의 한 일을 보니, 더 이상 여기에 더 있어서는 아무 소망이 없겠다 판단한 것이지. 가장 큰 것은 하나님께서 이젠 야곱과 그 식구들을 약속의 땅으로 이끌어 가실 때가 찼기 때문에 그렇게 장인 라반의 집에서 떠나가게 하신 것이라는 점이다. 잡다한 시시비비 가릴 것이 없다는 이야기지.” “하긴 그러네요.”

 

박승일 목사<춘천장로교회·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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