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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연꽃을 사랑한 유학자 - ‘주렴계’
[[제1420호]  2014년 7월  12일]

주렴계는 노산(중국 칭다오 동쪽에 자리하고 있는 도교의 은거지)의 연화봉 밑에 아담한 글공부 방을 하나 마련하였는데, 집 앞의 풀과 나무들이 우거져 모두 창문을 덮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왜 저것들을 가위로 잘라내어 다듬지 않으십니까?”라고 물었는데, 그가 웃으며 대답한 말은 “이 풀과 나무들은 내 자신의 마음 상태와 똑같은 것이오”라는 것이었다.

 

주렴계(주돈이)는 선종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달마대사가 인도에서 건너온 470년 전후에 중국에 전해졌던 선종은 자각적으로 선(禪)을 닦을 것을 권유하는 종파이다. 이 때문에 주렴계의 일상생활 또한 담백하고 고요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그는 세속을 떨쳐버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평생 연꽃을 사랑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염계는 철저한 은사도 아니었고, 속세를 완전히 떠난 것도 아니었다. 그는 이십여 년 동안 정치에 관여하였는데, 이때 현장(縣長)으로부터 각 주의 판관(지방장관 아래에 속해 있던 재판관)에 이르기까지 두루 벼슬을 거쳤다. 다만 이때에도 악한 법률을 비판하거나 가혹한 형벌을 없애는데 앞장섰으며, 죄 없이 끌려간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변호해주었다. 또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나쁜 질병이 번져 있는 외딴 곳에 스스로 청하여 부임해 가곤 하였다. 그리하여 조정과 재야의 모든 사람들은 그를 ‘문무를 겸비한 선비’로 존경하였다.

 

그에 의하면, 이 우주의 근원은 형체도 없고 색깔도 없으며, 또한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고 하는 의미에서는 무극(無極)이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텅 빔이 아니고 모든 세상 만물의 처음이자 모든 조화의 근본 원천이라는 의미에서는 태극(太極)이다. 이렇게 무극이 태극인 우주 본체는 두 가지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하나는 움직이는 것으로서 우리는 이것을 양(陽)이라 부르고, 다른 하나는 정지되어 있는 것으로서 우리는 이것을 음(陰)이라 부른다. 이 음과 양이 발전하면 수화목금토(水火木金土)의 오기소(五氣素)를 만들어 내는데, 이것을 흔히 오기(五氣) 또는 오행(五行)이라 부른다. 그리고 오기가 이 우주 안에 골고루 퍼져서 일 년 사계절이 돌게 된다.

 

염계에 의하면, 이 세상 천하는 넓고도 넓어 임금 한 사람의 힘으로는 백성을 가르칠 수 없다. 따라서 어떤 요령이 있어야 하는데, 그 요령이란 먼저 자신의 마음을 순수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어질고 의롭고 예의 바르고 지혜롭게(仁義禮智)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모든 언행에 있어서 하나도 벗어남이 없어야 한다. 이처럼 임금의 마음이 순수해지면 반드시 어떤 현명하고 재능이 있는 사람이 나타나 임금을 도울 것이고, 그리하면 천하가 잘 다스려질 것이다. 이상과 같은 주렴계(중국 북송의 유교사상가, 1017년-1073년)의 사상에는 도가(道家)의 색채가 강하게 나타나 있다.

 

강성률 장로<광주교대 교수·광주성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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