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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나를 칼로써 방어해준다면 - ‘오컴’
[[제1422호]  2014년 7월  26일]

서양 중세철학에 유명한 보편논쟁이란 것이 있다. 보편자가 우선인가 아니면 개별자가 우선인가를 놓고 논쟁을 벌인 사건으로, 쉽게 말하면 ‘사람’이라는 일반적인 명사가 중요한가 아니면 ‘홍길동’이나 ‘김영희’처럼 각 개인이 중요한가를 놓고 서로 다툰 것이다. 여기에서 전자(前者)처럼, 개개의 구체적 존재(개별자)보다도 그것들을 총괄하는 보편적 개념(일반자)에 더 많은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입장이 실재론(實在論)이고, 후자처럼 ‘오직 개별자만이 현실적이며, 일반자란 우리의 관념 속에 존재하는 이름(명목)에 불과하다’는 것이 유명론(唯名論)이다.

 

그 가운데 윌리엄 오컴(1300년 무렵-1350년 무렵, 영국 오컴 출신)은 후자의 입장에 서 있었다. 그에 의하면, 일반자란 다시 설명이 보태져야만 하는 추상적인 것임에 반하여, 개별자는 그 자체만으로 이미 현실성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홍길동’이나 ‘김영희’처럼 개인 개인만이 ‘참으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대개 유명론의 입장에 섰던 철학자들은 경험론을 받아들였던 바, 오컴 역시 ‘어떠한 경험도 허락하지 않는 신(하나님)에 대하여 인간으로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 번도 보거나 만난 적이 없는 하나님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기독교적 믿음(신앙)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컴은 철학자가 이해할 수 없는 진리라 할지라도, 종교가에게는 진리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 예를 들어, 성모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된 예수를 낳았다거나, 예수가 물 위를 걸었던 일, 오병이어와 같은 기적에 대해 신앙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지식과 신앙을 엄격히 구별하여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 두 가지(지식과 신앙)는 서로 모순되거나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

 

똑같은 맥락에서 오컴은 세속적 세계와 교회의 관계에 대해서도 동일한 한계를 정하고자 하였다. 그는 교황 보니파시우스 8세가 이끄는 세속적 권력정치를 통렬히 비난하였다. 그는 예수와 그 사도들을 본받아 현세를 거부할 것, 그리고 교회의 임무를 종교적 측면에만 국한시킬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일로 인하여 그는 아비뇽에 거주하던 교황에 의하여 투옥당하고 말았다. 가까스로 독일 뮌헨으로 탈출한 오컴은 바이에른 주 루트비히 왕의 보호 가운데, 겨우 은신처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때 그는 “당신이 나를 칼로써 방어해준다면, 나는 당신을 붓으로써 방어해드리겠습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던졌다고 한다. 결국 오컴의 학설은 1339년 프랑스 파리 대학에서 금지되었다. 그러나 수백 년 동안이나 이어져 내려왔던 지식과 신앙, 철학과 신학의 불편한 동거는 그에 의해 끊어졌다. 그리하여 마침내 두 영역은 서로의 독자적 방향을 향해 달려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강성률 장로<광주교대 교수·광주성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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