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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군인 대신 학자로 - ‘장횡거(1)’
[[제1423호]  2014년 8월  2일]

장횡거는 젊어서부터 남보다 재주가 뛰어난 데다, 특히 병법(兵法) 이야기를 좋아하였다. 열여덟 살 되던 해, 오랑캐를 내쫓기로 결심한 그는 붓을 내던지고 군중들을 모아 요서(요동반도 서쪽)의 빼앗긴 땅으로 진격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범중엄(중국 북송의 개혁 정치가, 학자)은 그의 재주를 알아차리고, 경계하여 이렇게 말했다. “유가에는 뛰어난 가르침이 있어 능히 그것으로 즐거워할 수 있거늘, 어찌 새삼스럽게 병법을 알고자 하는가?”

 

그리고는 <중용> 책자 한 권을 보내어 자세히 읽어보기를 권하는 것이었다. 이에 횡거는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었다. 그러다가 점점 내용을 깨닫고 보니, 그 속에 지극한 도리가 들어 있지 않은가? 이에 군대에 나아갈 생각을 버리고 도를 공부하고자 뜻을 세웠던 것이니, 이 사건이야말로 그가 군인 대신 학자로 나아가게 된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장횡거의 본래 이름은 장재(張載, 1020년-1077년)이다. 그의 선조는 현재 허난 카이펑이라 불리는 대량(大梁)에서 살았었다. 그런데 부친이 벼슬길에 나섰다가 세상을 떠나매, 대량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리하여 집안에 남은 그의 모친과 형제들이 지금의 산시 메이현의 횡거진으로 옮겨 살았기 때문에, 후세인들은 그를 일컬어 횡거(橫渠)선생이라 불렀다.

 

부지런히 책만 읽던 횡거는 ‘유가의 정신은 실천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침내 과거(科擧)에 응시한다. 진사시험에 합격하여 운암현의 현장이 되었고 이때부터 유가의 이상을 현실에서 실현해보고자 뜻을 세웠으니, 그의 나이 서른일곱 살 때의 일이다. 그는 무엇보다 어버이에 대한 효도와 형제에 대한 우애를 중하게 여겼고, 노인을 공경하고 어른 섬기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신념에 따라, 그는 매년 명절 때마다 어른들을 초빙하여 많은 술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횡거가 운암현을 아무 탈 없이 잘 다스려 나가자, 조정에서는 그를 숭문원의 교서(校書-유교 경전의 인쇄와 교정 등을 맡아보던 벼슬)로 승진시켰다. 이때 재상 자리에 앉아있던 왕안석(王安石)이 그를 신당(新黨)에 가입하도록 권유하였다. 왕안석으로 말할 것 같으면, 당송 8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데다, 나라의 재상이 되어 이른바 ‘왕안석의 개혁’을 실시하였던 인물이다. 더욱이 황제 신종의 신임을 바탕으로, 부국강병의 개혁정책을 강력히 밀어붙인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데 횡거가 그의 제안을 거절하였으니 앙심을 품은 왕안석은 일부러 그를 절동(浙東-지금의 상하이 남쪽)으로 보내어 감옥을 다스리게 하였다. 일이 이 형편에 이르자 횡거는 병을 핑계로 삼아 벼슬을 사직하고, 종남산(중국 섬서성 서쪽 해안에 자리 잡은 산. 높이는 2,600m에 이름)으로 돌아와 조용히 살면서 책 쓰는 일에만 매달렸다.

 

강성률 장로<광주교대 교수·광주성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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