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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냉혹한 철학자 - ‘마키아벨리(1)’
[[제1425호]  2014년 8월  23일]

“목적의 달성에 도움이 된다면, 어떠한 수단도 정당화될 수 있다!” 이 무지막지한 사상의 주창자는 이탈리아 피렌체(영어로는 플로렌스) 출신의 마키아벨리(1469년-1527년)이다. 그의 이름에서 따와 ‘마키아벨리즘’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러한 철학은 인간에 대한 매우 부정적인 통찰로부터 유래한다.

 

그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악한데다 미련하기까지 하다. 인간은 은혜를 모르는 존재이다. 과거에 받았던 은혜를 쉽게 잊어버릴 뿐 아니라, 설사 기억하고 있다 할지라도 갚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인간은 지배자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한, 충성을 다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위험이 닥칠 때는 재빨리 물러서서 반기(反旗)를 든다. 어쩌다 간혹 선을 행하기도 하는데, 그때에는 대개 부득이한 경우이다. 인간은 필요한 경우에만 할 수 없이 선을 행하는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약속을 믿는 자는 멸망해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악하고도 이기적인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힘이 필요하다. 억세게 대드는 자에게만 행운이 찾아오고, 마지막 승리를 기약하는 것은 오직 기만과 간계, 배신, 거짓맹세, 폭력 등 비리에 가득한 최후수단일 뿐이다. 이러한 사정은 국제사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최후의 승리는 도덕이나 정당성이 아니라, 군사력과 정략적 수단에 의하여 결정된다. 평화가 유지되는 것은 팽팽한 힘으로 서로 마주하고 있을 때뿐이다. 국가 사이에 힘의 균형이 무너졌을 때는 언제든지 약소국에 대한 강대국의 침략이 있어 왔고, 그것은 오늘날에도 형태만 바뀔 뿐 그대로 계속되고 있다.

 

마키아벨리의 날카로운 통찰은 군주(통치자)에 대한 충고에서도 드러난다. “군주 된 자는 곧이곧대로 미덕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나라를 위해 때로는 배신도 해야 하고, 때로는 잔인해지기도 해야 한다. 인간성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고, 신앙심조차 잠시 잊어버려야 할 때도 있다. 그러므로 군주에게는 상황에 맞게 적절히 처세를 달리하는 임기응변이 필요하다. 되도록 착해져라. 하지만 필요할 때는 주저 없이 사악해져라. 군주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나라를 지키고 번영시키는 일이다.”

 

물론 군주는 모름지기 국민의 믿음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그 목적은 오직 정권의 안정을 위해서이다. 신뢰받지 못한 정권은 위태롭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그 구성원들의 믿음을 얻어내야 한다. 그러나 그 수단은 기만이나 술수에 의해서도 무방하며, 다만 그것이 기만이라는 사실 자체를 숨길 수 있으면 된다. 그리하여 군주는 ‘아부하는 사람을 멀리하고, 누군가 진언을 하더라도 결코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 마키아벨리의 주장이다.

 

강성률 장로<광주교대 교수·광주성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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