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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냉혈한 철학자 - ‘마키아벨리(2)’
[[제1426호]  2014년 8월  30일]

마키아벨리는 가능한 한, 자기의 고향(피렌체)을 중심으로 조국(이탈리아)이 통일되고 위대한 국력을 되찾을 수 있기를 열망하였다. 그리하여 이 소망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되는 로마 교황청에 대하여 격렬한 증오심을 가지고 있었다. 더욱이 당시 조국은 안으로 갈라지고 쪼개져 있었으며, 밖에서는 유럽의 강대국들이 이탈리아를 나누어 가지려고 서로 다투던 시기였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조국의 운명 앞에서 그는 분노했고, 절망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철학자로서 조국에 할 수 있는 최대의 봉사를 궁리해 냈고, 그것이 바로 냉혹한 현실에 바탕을 둔 철학의 창출이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그는 마치 자연 과학자가 모든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현상을 관찰하듯이, 모든 도덕적 선입견을 배제하고 유럽 제국의 정치 형태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특히 정치 현실에 입각한 통치자의 처세술에 대하여 귀납적 원칙을 끄집어내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역사상 전무후무한 독창적인 사상을 만들어 냈던 바, 사실 그의 사상은 언뜻 보면 무자비하고 냉혈적인 것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마키아벨리가 스물다섯 살 되던 해에 이탈리아 반도에서 가장 강한 도시국가였던 피렌체(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지. 모직물, 귀금속, 금융업 발달)는 일대 변혁을 겪어야만 했다. 오랫동안 교황의 세력을 배경으로 하여 피렌체를 통치해 왔던 메디치 가문(15~16세기 은행업으로 많은 부를 축적하여 피렌체공화국을 실제적으로 통치하였으며, 학문과 예술을 후원하여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음)이 권력의 자리에서 쫓겨나고, 새로운 공화정이 실시된 것이다. 이 변혁의 해에 마키아벨리는 신생 피렌체공화국 제2서기국의 서기라고 하는 직책을 맡아 최초로 관리(공무원)가 되었다. 그리고 4년 후에는 서기장으로 승진하여 14년 동안을 봉직하였는데, 이 동안 그는 피렌체공화국의 특사로서 로마교황, 각국의 왕 및 재상 등 수많은 권력자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렇게 보았을 때, 마키아벨리가 피렌체의 정치인들에게 충언을 해주는 이른바 ‘브레인트러스트’(싱크 탱크, 두뇌집단)로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렇다고 하여 그가 권모술수를 내둘러 크게 남의 이목을 집중시킨 일은 없었으며, 사실상 그만한 지위에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겁이 많은 그의 성격상, 당시 막강했던 메디치 가문의 신임을 얻기 위하여 <군주론>을 썼다는 설에 일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키아벨리의 사상은 근대적인 국가관이나 정치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에게는 권모술수를 의미하는 ‘마키아벨리즘’의 부정적 이미지도 따라다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가 현실에 대하여 냉철한 관찰과 분석을 가하고, 또한 그것을 가차 없이 표현할 용기를 지녔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강성률 장로<광주교대 교수·광주성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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