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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 한국인은 겉 다르고 속 다른가?
[[제1468호]  2015년 7월  25일]


효경(孝經)에 보면 엄중한 죄가 3천 가지인데, 그 중에서 불효하는 죄를 가장 크게 본다. 그 이유인즉 불효는 은혜를 배신하기 때문이란다. 단테 역시 가룟 유다와 브루터스와 카시우스가 가장 고통스러운 9층 지옥에 간 것도 배신죄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러고 보니 생활 속에서 아무리 나쁜 짓을 하더라도 배신만은 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짓이 배신이지만, 은혜를 저버리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도 배신이다.

얼마 전 일본 국적의 여자 손님이 우리 집을 방문했는데, 딸기 한 박스를 선물로 사들고 왔다. 얼른 보기에 1등품질이었다. 그러나 같이 먹으려고 쏟아 놓고 보니, 눈에 보이는 것만 굵고, 바닥에 깔려 있는 것은 형편없이 작은 것이었다. 이를 본 손님도 미안해하는 표정이었지만, 나는 한국인의 이중성이 드러난 것 같아 더 부끄러웠다. 사실 그녀는 일본으로 귀화한 한국인인지라 아직도 감정은 한국인이었다. 그녀의 말인 즉 우리 민족이 이렇게 이중성을 보이면 국제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 일본도 반세기 전엔 그랬지만 지금은 전혀 이런 짓을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일본인을 왜놈이라 하고, 역사를 왜곡한다고 욕하지만, 일본인들은 한국인을 정직하지 못한 민족, 겉 다르고 속 다른 민족이라고 욕을 한단다. 나도 며칠 전에 시장에서 방울토마토를 한 박스 사왔는데 정말 겉과 속이 다른 내용이었다. 우리만 산다면 몰라도 지금 이 땅엔 중국인도 오고, 러시아인도 오고, 미국인도 온다. 그들은 한국을 주로 일본과 견주어보고 판단을 한다는데, 우리의 이중적 모습이 걱정되고, 몹시 자존심이 상한다. 우리 민족도 이젠 바뀌어야 한다. 국민이 스스로 그런 버릇을 고쳐야 하고, 안되면 법으로, 그런 꼼수를 못 부리도록 엄격히 단속을 해야 한다. 수지균형은 가격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근시안으로 코앞만 보지 말고 3~4년 정도만 길게 볼 수는 없을까? 겉과 속을 똑같이 포장을 하면 서로 믿고 상품을 거래할 수 있어 밝은 사회가 되고, 거래도 더 활발해질 것이다.

지난 이야기지만, 몇 년 전에 무너진 경주 리조트도 시공업자들의 배신행위 때문이었고, 세월호 사건도 배신에 기인된 것이다. 정치인들도 선거운동 때에 한 말과 당선 후의 이야기가 달라지면 배신이 되는 것이고, 야당 할 때 입장과 집권당이 된 이후 입장이 달라도 배신이다. 사회생활에서 신뢰는 당사자를 설 수 있게 받쳐 주는 지주이다. 한문 글에도 民無信 不立 즉 신뢰가 없으면 설 수 없다고 했다. 신뢰를 지키려면 3가지는 있어야 한다. 첫째는 양심이 건강해야 하고, 둘째는 진실해야 한다. 진실은 인간의 본성이고 인간관계의 기본이다. 셋째는 능력인데 능력은 천부의 재능과 노력과 열정으로 만들어진다. 그 신뢰가 몸에 배여 있으면 배신이 나올 수 없다.

민주주의가 발전하려면 그 사회가 신뢰의 바탕 위에 있어야 하고, 인간관계가 좋기 위해서도 신뢰가 있어야 하고, 가정이 행복하려 해도 가족구성원 간에 신뢰가 있어야 한다. 신뢰가 충만한 사회 속엔 인간미가 꽃 피어나고, 웃음이 있고, 평화가 있다. 온 세계 사람들이 한국을 신뢰의 천국이라며, 신뢰가 넘치는 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구경 한번 가보자며 이 땅을 찾아오도록 할 수는 없을까? 다윗은 시편에서 마음에 서원한 것은 해로울지라도 변함없이 지켜야 천국을 소유할 수 있다고 했다.

변우량 장로<새문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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