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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 나의 빛으로 남의 눈을 부시게 하지 말라
[[제1477호]  2015년 10월  10일]


빛은 영광을 뜻하는 말이고, 영광은 기쁨이고 승리이고 자랑이다. 인생길엔 영광도 있지만 암흑도 있다. 그것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나의 영광이 모두의 영광이 될 수도 있고, 질시의 표적이 될 수도 있지만, 오래 누리고 더 발전시킬 수도 있다. 슬픔이나 암흑 같으면 짧은 시간에 물러나게 할 수도 있다. 한문글에 광이불요(光而不耀)라는 말이 있는데, 빛을 남용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빛(영광)이 있더라도 너무 현란하게 하거나 남의 눈을 부시게 하면 안 된다. 빛을 내는 건 나의 권리요, 자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은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고 남과 더불어 살아야 하고, 공동체 속에서 사는 것이니 아무리 나의 권리이고 자유라 하더라도 같이 살고 있는 상대방의 입장도 배려해줘야지, 나 좋은 대로만 살 수는 없다.

예컨대 캄캄한 밤에 차를 몰고 시골길을 달린다고 하자. 내가 라이트를 너무 밝게 켜고 가면 내 차의 불빛 때문에 상대방 차는 진로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니 내 차의 불빛을 땅으로 깔아주든지, 교차할 때는 잠시 꺼주든지 해야 상대방의 차가 지장 없이 지나갈 수 있다. 그와 같이 우리들 삶의 현장에서도 내가 편한 대로만 살 수 없다.

요즘 SNS에는 자랑이 넘친다. 20대는 자기 자랑이고, 30대는 자식 자랑이고, 40대는 성취한 자랑이고, 50대는 개 자랑이고, 60대는 여행 자랑이고, 70대는 건강 자랑을 한단다. 자랑도 자랑하는 방법과 내용에 따라서는 밉지 않은 것도 있긴 하다. 예컨대 아들이 고등고시에 합격했다든지, 올림픽에 출전한 딸이 메달을 땄다든지, 군인아들이 별을 달았다든지 하면 가문의 영광이고,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너무 요란하게 떠들거나 여러 번 반복해 자랑을 하면 듣는 이웃이 괜히 위축되거나 듣기 역겨울 수 있고, 그래서 귀를 막을 수도 있다. 하기는 그 영광이 도적질 한 것도 아닌데 숨길 이유는 없고, 감출 이유도 없다. 그러나 흔히 볼 수 있는 일로, 길흉사 때 지나치게 화환을 길게 줄 세워 놓고 세를 과시하는 것을 보는데, 그런 일이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그렇게 영광을 드러내는 것은 민폐가 된다. 이웃이 알고 축하인사를 해 오면 겸손하게 받으면 된다. 그 영광이 이웃사람들에게도 유익이 되고, 모두가 기대를 걸 수 있는 영광이면 더욱 좋은 일이고, 함께 기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운동경기가 그렇듯 상대방의 패배 위에 나의 승리가 성립되는 것이면 기뻐하더라고 너무 현란하게 행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겼든지, 행운을 만났든지, 가진 자가 됐더라도 너무 거만을 부리면 사회의 균형이 기울 수 있어 덕이 안 된다.

우리 인간들의 삶 속에는 영광보다 무료하고 평범한 일이 더 많고, 슬픈 일과 절망적인 일도 많이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영접하고 담담하게 대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해 나가면 전화위복이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중국 고사에 나오는 ‘새옹지마’처럼, 세상사엔 항상 변화가 있고, 기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영광을 맞이했더라도 교만하지 말고, 비극적인 일이 와도 너무 절망하지는 말자. 축구선수들이 그렇게 하듯이 한골 넣었으면 잠시 기쁨의 세레모니는 하더라도 즉각 방어망을  구축하고 치밀하게 대응을 해야 하고, 슬픈 일 다음엔 반드시 기쁜 일이 오게 되어 있으니 그 영광을 적극적으로 개발해내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광명이 찾아오거든 옷깃을 여미는 자세로 그 빛을 맞이 해야 한다.

변우량 장로<새문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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