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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 달도 차면 기울 듯, 때가 되면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제1480호]  2015년 11월  7일]


아주 오래전 개구쟁이 소년 시절, 마을 공터에서 또래의 친구들과 뛰놀다보면 어느새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집집마다 짓는 연기가 오르고, 자식 찾는 어머니의 소리가 들려 오면 아이들은 하나둘씩 집으로 돌아간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평생도, 때가 되면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놀이와 비슷하다.

나이가 7080 넘어 서면, 머리엔 서리가 내리고 얼굴엔 주름이 지고, 눈도 귀도 어두워지는데 그때가 오면 노인은 1) 천국본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하늘에서 오라는 신호가 왔을 짜증내거나 허겁지겁하지 않도록, 미리 정리하고,고별인사도 하고 헤어질 있게, 각오도, 준비도 하고 그래서, 삶의 마침표를 아름답게 찍을 있게 살아야 된다.

2) 인간에겐 공간적으로 고향을 찾는 귀소본능이 있다.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 말이 있듯이 사람들은 학업이나 취직 등의 꿈을 안고 고향을 떠나 객지 생활을 한다. 우리나라는 특히 가난과 전쟁을 겪으며 이런저런 이유로 실향민이나 이산가족이 많다. 해외이민이나 유학생도 유별나게 많은 민족이다. 그들은 목표달성을 위해 애를 써서, 꿈을 이루기도 하고 조금 미치기도 하지만, 기한이 차면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고, 가고 싶고 자연스레 가게도 된다. 근년 들어 갑자기 통일의 징조가 영글고 있는 듯한데, 남북이 통일되면 남과 북에 흩어저 사는 실향민은 모두 고향을 찾고 싶을 것이다.

3) 인성(人性)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 자연의 이치이기도 하다. 인생은 연극이라 셰익스피어의 말은 맞는 말이다. 우리는 삶의 형편에 따라 때로는 짙은 화장을 하기도 하고, 주어진 사명을 수행하려다 보면, 과한 분노를 내야 때도 있고 과장을 하고, 지나친 수식을 해야 때도 있고, 남의 성질을 빌려서 살기도 한다. 그래서 높은 벼슬을 때도 있지만, 그건 남의 인생이 아닐까? 과욕을 부리면 안된다. 내려갈 때가 되면 내려와야 한다. 원점으로! 본성으로! 본래의 나로!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인생은 누구나 나그네요, 실향민이다. 우리는 청소년 시절 부모 슬하를 떠나 꿈을 안고 떠나왔다. 지금도 끊임없이 오늘은 여기요, 내일은 저기로, 직장 따라 인연 따라 떠돌아다니는... 우리는 속절없는 나그네다. 떠날 때는 까닭이 있어서 나온다. 정치 이념이 싫어서 나온 이도 있고, 재능을 계발하려고, 돈을 벌려고, 출세하려고여러 가지 목적을 가지고 나온다. 그러나 고향을 떠난다고 성공할 수는 없다.

성공으로 가는 길은 등산과 같다. 성공에 오르려면 남다른 노력과 투지와 인내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힘들여 정상에 올라갔더라도 거기서 오래 머물 수는 없다. 정상엔 바람도 많고, 고독도 맵고, 도전도 있고, 위협도 많기 때문이다. 전문 산악인들도 정상에 오르면 깃발 하나 꽂고 다음엔 바로 하산을 한다. 어떤 분야의 정상도 똑같다. 오래 머물려 하다가는 낭패 본다. 기업으로 정상에 올랐더라도 때가 지나면 모든 내려놓고 보통 사람으로 살아야, 존경도 받고 마음도 편하다. 예능인이나 전문인같이 화려한 인생을 살았더라도 자기 때가 끝나면 천경자 화백처럼 자연인으로 살아야 한다.

태양도 언제까지나 타오르진 못하고 저녁이 되면 지고, 달도 차면 기우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배우도 연극이 끝나면 무대 밑으로 내려 오듯, 나그네 인생도 본향으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나그네는 돌아갈 때를 알아야 되고, 내려올 때를 알아야 된다.

변우량 장로<새문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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