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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제3의 인생 설계
[[제1568호]  2017년 10월  21일]

인생은 4기로 나눌 수 있다. 1의 인생은 세상에 태어나서 부모의 양육과 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하는 어릴 때이다. 2의 인생은 성인이 되어 직장을 갖고 결혼을 하여 독립된 가정을 꾸리고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활동하는 인생의 황금기이다. 3의 인생은 직장에서 퇴직하고 자녀들을 출가시키면서 육체가 쇠퇴하고 사회적 역할도 축소되어지는 노년의 시기이다. 각 인생은 대략 30년씩이다. 그런데 또 하나의 인생이 남아 있으니 그걸 제4의 인생이라 부른다. 이 시기는 신체적 의존기로서 질병, 장애, 죽음으로 특징지워지며, 길이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1, 2의 인생을 되돌아보면 사실 자기 스스로 결정한 것이 별로 없다. 열심히 살았다 해도 부모, 교사, 사회의 요구와 기대에 따라 수동적인 인생을 살아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대세에 휩쓸려 학교, 전공, 배우자, 직장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4의 인생은 사실 생각하기 싫은 시기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짧든 길든 이 시기를 거치면서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전 인생을 통해 자기가 삶의 주인이 되어 자신이 정말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시기가 있을 수 있을까? 남들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것일지 모르지만 나의 내면의 자아(inner self)가 희망하는 것을 실행함으로 최고의 만족감과 희열을 느끼는 그런 일을 해볼 수 있다면 그건 언제일까? 3의 인생은 그게 가능한 시기이다. 3의 인생은 성과와 업적에 연연하지 않고, 진정 바라던 바를 여유 있게 추구할 수 있는 인생의 마지막 기회이다. 그것은 자기가 늘 해오던 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일일 수도 있고, 혹은 전혀 새로운 일일 수도 있다. 지혜롭게 계획하고 결심하기에 따라 제3의 인생은 인생의 가장 축복받는 시기일 수 있고, 아니면 불편과 불만의 시기일 수 있다

3의 인생은 사실 노년기라고 부르기보다는 왕성한 중년기와 의존적인 인생 말년 사이에 존재하는 좀 모호하고 불안한 시기이다. 이 시기는 중년기 삶의 과제와 걱정거리로부터 자유롭다. 삶의 규범과 사회적 역할을 자기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사회적 책임이 줄어드는 대신 인생의 궁극적 의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가족, 친구, 이웃과의 새로운 인간관계를 정립해야 하고, 새로운 의미에서 인생을 재출발할 수 있다. 기독노년에게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다. 이 시기는 인생의 새로운 절정기이자 성취의 시기이며,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공헌을 할 수 있는 시기일 수 있다. 이 시기를 언론에서는 ‘신중년’, 학계에서는 ‘신노년’이라 부른다.

3의 인생은 법적으로 이제 곧 노년층으로 편입될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다. 이들은 기존의 노인에 비해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미래지향적인 생활의식을 갖고 있으며, 노년기를 개성적인 자기실현의 시기로 인식하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여유로운 삶, 사회적인 면에서는 참여적인 삶을 추구한다. 3의 인생 설계는 크게 6가지 영역에 걸쳐 이루어진다. 앞으로 건강관리, 재산관리, 여가선용, 인간관계, 주거선택, 죽음준비 각 영역에 대해 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김동배 장로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명예교수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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