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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비교될 수 없는 가치
[[제1573호]  2017년 11월  25일]


우리 아파트 옆에는 유치원이 있다. 병아리 같은 꼬마들이 마당에서 뛰노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흐뭇하다. 모두가 예쁘고 귀엽다. 눈이 작은 놈은 작아서 눈이 큰 놈은 커서 귀엽다. 얼굴이 긴 놈은 길어서 둥근 놈은 둥글어서 예쁘다. 웃는 놈은 웃어서 우는 놈은 우는 모습이 귀엽다. 모두가 좋다. 거기에는 우열의 기준이 없고 비교해서 차별할 수 없다. 하나하나가 천진하고 순수한 자기만의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리라.

이러한 것은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교정에서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라나는 천진한 청소년들을 석차를 정해 평가한다면 얼마나 잘못된 교육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것은 어른 사회에서도 적용되지 않을까

사람들은 외모나 재능이 다양하고 취미도 각각 다르다. 그리고 그 재능에 따라 다양한 직업과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그 하는 일에 따라 그만이 풍기는 위엄과 아름다움이 있고 이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고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그만의 소중한 가치일 것이다. 창조주 하나님께서도 이러한 세상을 보면서보기에 좋구나”라고 하실 것 같다.

“너희 한 사람 한 사람은 온 우주보다 소중한 존재다”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음미해 본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현실의 사람들은 주관적인 고정된 가치관으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외모나 재능, 가문이나 재산, 지위나 학벌 같은 것으로 우열을 정하고 이웃을 폄하하기도 하고 추켜세우기도 한다.

개개인이 갖는 그만의 가치와 소중함은 안중에도 없고 외형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차별한다.

이러한 인간 평가로 일생 열등의식에 빠져 사는 사람도 있고 우월감에 도취된 사람도 많다. 크게 잘못된 가치관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유달영 씨의 덴마크 농촌체험기에 이런 글이 있다.

“덴마크의 소농들이 사는 농촌에 그 나라 농림부 장관이 방문했을 때 보았던 광경이다. 무식하고 가난한 농부이지만 그는 장관을 친구를 대하듯 맞이하고 마을 곳곳을 다니며 여기에 수로를 만들고 이곳에 길을 만들고 같은 자질구레한 마을 현안들을 설명하고 장관은 수첩에 기록하는 광경을 보고 소개한 글이다. 학식이나 지위가 높지만 우월감이나 자만심은 보이지 않고 농부는 지식이나 지위는 별것이 아니지만 열등감이나 위축된 모습이 없었다고 한다. 선진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기 전에 아름다운 인간관 인간관계가 너무 귀해 보였다.”

자기 소임에 충실한 장관,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진 농부, 정말 흐뭇한 모습이다.

‘웨스트포인트’라는 미국 영화의 사관학교 졸업식 장면이 생각난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시상이 줄줄이 이어지는 중에 졸업생 중꼴찌상’이 있다. 꼴찌한 흑인 생도가 시상대에서 받는다. 그런데 그 얼굴 표정이 너무 당당하고 밝은 모습이다. 그리고 모든 참석자들은 다른 시상자보다 더 뜨겁고 열렬한 환호와 축하로 장내가 열광한다.

예상 못했던 너무나 감동적인 광경이다.

그 의미를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제도상 성적과 석차는 정하게 되지만 학생의 가치는 석차와는 별개의 것이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은 비교할 수 없는 그 만의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비록 석차에서 꼴찌지만 그 학생은 우수해서 상을 받는 우등생과 비교해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 그런 뜻으로 꼴찌 학생이 수석 학생과 똑같은 상을 시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참석자들은 그 뜻을 인정하고 더 큰 환호와 축하를 보낸 것이다. 우월감이나 열등감이 없는 모두가 만족하는 축제의 졸업식이다. 아마 하늘나라에서의 시상식이 있다면 이런 분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 개인은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으므로 다른 개인과 경쟁관계에 있지 않다. ‘나’는 단 하나 뿐인 개인이며 독특한 존재다. ‘나’는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아니며 다른 사람처럼 될 수도 없다.

다른 사람이 나처럼 될 수도 없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이 인간은 개성적인 존재로 그 가치는 무엇과 비교될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가치관과 인간관을 가지고 서로를 존경하며 살아간다면 세상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이러한 소신을 가지고 누구나 당당히 살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꿈같은 현실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망해 본다.  

박수민 장로<한국장로문인회 자문위원휘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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