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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2호]  2018년 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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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무덤
[[제1581호]  2018년 1월  27일]


지금부터 10년 전인 2008 2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여 소위 우파보수정부가 출범했다. 비교적 큰 득표율 차이로 상대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기에 안정된 출발이 기대되었지만 집권 초기부터 광우병 사태를 계기로 좌파세력의 촛불시위 공세에 직면한 새 정권은 많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미국 발 금융위기의 여파도 심각했다.

고향에 내려가 전원생활을 즐기는 듯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듬해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새 정부 쪽에서는 친노무현 기업인들에 대한 세무조사와 동시에 전대통령의 형, 부인, 아들, 딸들의 돈 받은 혐의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한 사람씩 검찰에 불려가 심문을 받았고 노무현 씨도 4월 말에 서울까지 왕복 1,000킬로를 오가며 10시간이나 검사들의 조사를 받았다. 한달 후 또 한번의 소환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노 씨는 5 23일 자살했다.

국회의 탄핵결의, 수도이전 계획 좌절, 전례 없이 낮은 지지율, 거침없는 말로 인한 위신 손상 등으로 보면 노무현 씨는 매우 형편없는 대통령이었다고 해도 할말이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나고 지금 돌아보니 노무현 씨는 이 나라 파란의 역사에 뚜렷한 자리를 차지한 큰 인물이었다 믿고 싶어진다. 그는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영혼의 인간이었고 특히 가족을 지극히 (제 몸보다도 더) 사랑한 사람이었다.

차츰 굵어지는 진보정치세력을 약화시킬 목적으로 과도한 핍박을 가해 직전대통령을 자결로 몰고 갔으면 보복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10년을 와신상담(臥薪嘗膽)하여 정권을 잡았으니 국가의 법집행기능을 동원하여 과거의 비리를 캐내고 권력남용을 밝혀내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받은 대로 갚는 것은 인간사회의 가장 원초적 질서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지금 수사당국은 어찌해서든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검찰청 문 앞으로 오도록 불러내어 국정원과 기무사의 2012년 댓글작전에 대한 책임을 지우고 또 그가 DAS라는 자동차 부품회사의 실소유주임을 증명해 그 회사가 조성했다는 120억원 비자금을 그에게로부터 찾아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으로 볼 때 이는 매우 어려운 수사로 소기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다시금 우리는 정치가 법을 이용하고 있는 사례를 목격하고 있다. 선거에 이기고 지는 것은 완전한 정치의 영역이고 정치세력들은 자기네 정책의 우월성, 후보 인물의 자질과 지도력과 도덕성을 극대화하여 국민에게 보여줌으로써 국가운영이라는 거대한 책임을 담당하려 한다. 국민의 선택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면 그 순간부터 책임의 이행을 위한 발걸음을 신중히, 힘차게 떼야 한다. 선거사범들의 처리에만도 바쁜 검찰을 일으켜 세워 4년 전, 5년 전, 10년 전에 당했던 억울한 일을 기억해 내면서 당시 관계자들을 잡아가두려 하면 과연 누가 제대로 움직여 주겠는가.

정치보복을 꾀하고 실행하는 사람은 누구의 말대로 두 개의 무덤을 파고 있다. 하나는 적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의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혹시 꿈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 지금 이 나라 정치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하여 자문을 구한다면 그는 어떤 대답을 들려줄까? 아마도 그가 존경하였던 마하트마 간디가 남긴 한마디를 던져주고 떠났을지 모른다. “눈에는 눈으로 갚아주면 온 세상은 다 장님이 된다.”

김명식 장로<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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