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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2호]  2018년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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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자격
[[제1583호]  2018년 2월  10일]


과거 목회자들은 전문적인 신학수업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교인들을 이끌고 지도하는 면에서는 요즘 목회자들보다 훨씬 뛰어난 듯하다. 이는 당시 목회자들이 한학을 공부하였거나 높은 수준의 수신제가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가령, 명심보감의 천명(天命)에 나오는 글을 보자. 종과득과요, 종두득두니라(種瓜得瓜, 種豆得豆). 천망회회하여 소이불루니라(天網恢恢, 疎而不失). 무슨 뜻인가?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따고 콩을 심으면 콩을 딴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 성글지만 새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떤가? 성경의 말씀과 너무나 흡사하지 않은가? 명심보감은 중국의 고전 가운데 삶의 지침이 될 만한 글을 모아 자녀들을 교훈하기 위해 엮은 책이다. 과거 목회자들은 이런 교훈적인 글을 설교에 인용하며 교인들을 가르치고 다스렸다. 교인들도 목회자의 가르침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어떻게 교인들이 마음으로부터 목회자를 따랐을까? 명심보감의 성심(省心) 편에 보면 포난에 사음욕하고 기한에 발도심이라(飽暖 思淫慾, 飢寒 發道心)는 말이 있다. 배부르고 따뜻하면 나쁜 마음이 생기고 배고프고 추워야 올바른 생각이 싹튼다는 뜻이다. 과거 목회자들은 잘 살기를 바라지 않았다. 자기의 가정의 안녕보다 교인들의 안녕을 우선시했다. 자기 자녀보다 교인의 자녀들이 더 잘되기를 바랐다. 이런 근검절약하는 모습을 흠모한 교인들은 목회자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목회자의 가정을 돌보려고 했다. 더 나아가 정직, 노동윤리, 겸손, 자기절제, 가정에서의 훈육 등 청교도 윤리를 목회자들은 실천했다. 이는 동양정신과 조화되면서 교회가 사회의 신뢰를 얻게 되었다. 오늘 우리 교회가 급성장하면서 목회자들에게 이런 정신이 사라져 가는 듯하여 마음이 아프다. 미국 청교도 윤리를 보면 동양 성현들의 가르침과 너무나 흡사하다. 과거 목회자들은 선비와 같았다.

최근 미국에 크게 유행한 책이 사이먼 사이넥의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이다. 기업, 군대, 학교 등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어떻게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바탕을 연구하여 저술한 책이다. 지도자의 자기희생과 솔선수범이 없이는 어떤 조직도 이끌 수 없다. 부하들을 먼저 먹게 하고 지휘관은 맨 마지막에 먹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야 한다. 오자병법의 저자 오기도 병졸들과 같이 입고 먹고 행군했다. 과거 교회의 어른들은 솔선수범하는 삶의 모범을 보였다. 이들의 모범적인 삶에 근거한 교회 생활은 일반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제 우리 교회 지도자들은 이런 모범을 보여야 한다. 기억하자. 누릴 것 다 누리며 가질 것 다 가지면 결코 존경을 받을 수 없다. 먼저 포기하고 양보해야 존경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교회의 지도자들이 반드시 새겨야 할 성경과 동양 전통이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구춘서 목사<한일장신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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