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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도 결국은 작은 일에서 시작한다
[[제1584호]  2018년 2월  17일]


나이가 많아지면 옛것이 좋아진다는 말은 사실인 듯하다. 부끄럽게도 나는 논어나 도덕경을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영어로 번역된 것을 처음 읽었다. 수업을 위해 독파해야 했던 그런 동양고전들이 지금은 아주 가깝게 여겨지며 친근하게 되었다. 도덕경에 보면 천하대사 필작어세(天下大事 必作於細)란 말이 나온다. 천하의 큰일도 살펴보면 사소한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다.

그렇다. 사소한 것이 중요하다. 우리 교회는 현재 위기에 처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사소한 일은 무엇일까? 교회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란 것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교회는 신앙의 공동체이다. 그러나 교회는 정당이나 동창회 또는 동호회처럼 사람이 모인 곳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교회에는 정치가 있다. 여기서 정치적이란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일정한 패턴을 말한다. 교회는 역사적 공동체이다. 교회에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교육과 친교가 이루어진다. 교회는 구성원들에게 지위를 주며, 사랑받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채워주는 곳이기도 하다. 교회는 개인이 가진 소질과 재능을 발휘하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교회가 갖는 이런 사회성을 잊으면 결코 안 된다. 그런데 교회에서 오직 신앙만 강조한다면 많은 위기가 생긴다.

교회를 이끄는 리더는 반드시 교회의 사회적인 면을 알아야 한다. 불행히도 오늘 신학교는 미래의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사회학적인 교회론을 지도하는데 부족하지 않는가 반성해 본다. 교회는 예수 믿고 천당 가기 위해서만 모이는 곳이 결코 아니다. 아니 교회의 사회적인 면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오늘 우리 교회의 지도자들이 과거 우리 조상들의 선비나 사대부의 모습을 얼마나 구현해 내고 있는지 돌아보라. 도산 안창호, 월남 이상재, 민족 지도자 조만식을 돌이켜 보면 어떤 이미지가 떠 오르는가? 이들은 결코 교회의 지도자만은 아니었다. 이들은 민족을 이끄는 지도자였다. 이들은 교회에 속하였으나 사회에서도 존경을 받았다.

교회가 성장하면서 놓치는 것이 이것이 아닌지 살펴보자. 교회의 지도자가 사회나 민족의 지도자여야 한다. 나는 우리 교회의 지도자들이 성경을 열심히 읽고 또 동양의 고전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나는 우리 목회자들의 서재를 보면서 많은 염려를 하는 사람이다. 이들이 가까이하는 책을 보면 가벼운 신앙서적이나 설교집 정도다. 그들의 서가에 동서양의 고전이나 사회문제를 깊이 고민하는 전문적인 서적이 별로 없다. 그렇기에 그들이 생산하는 설교는 민족이 귀를 기울이게 하는 깊은 울림이 없다. 이런 작은 일들이 쌓여 우리의 위기가 초래된 것은 아닐까? 우리 교회의 위기를 타개하는 것은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Back to Basic)이 아닐까? 기억하자. 천하의 큰일도 필경 작은 일에서 출발한다.

구춘서 목사<한일장신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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